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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화영이 만난 골프人] 교습가 김헌 ‘행복 골프’ 사령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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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골프훈련소를 낸 김헌씨.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마음골프학교 교장 선생님’, 재야의 골프 교습가 김헌(57)의 별칭이다. 앞으로는 ‘행복골프훈련소 사령관’으로 불러야 할 것 같다. 두 번에 걸쳐 그의 골프 이론과 인생을 소개한다.

지난 29일 성남시 분당 모란역 인근 스크린골프 연습장에서 <김헌의 행복골프 레슨법>이라는 신간 강연회가 열렸다. 계단 입구에 ‘행복골프훈련소’라는 명판이 새겨져 있어 이곳이 행복골프의 새로운 베이스캠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저녁이 되자 2007년 강남 논현동의 마음골프학교 1기생부터 분당 서현 마음골프학교에서 강연을 들었던 제자와 지인들이 찾았다.

‘재야(在野)’라고 하는 이유는 그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공인받은 티칭 프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요즘 골프 방송사나 미디어에서 해설과 레슨을 하는 미국프로골프(PGA)협회의 클래스A를 거친 것도 아니다. 미국골프티칭프로협회(USGTF) 마스터이지만 그들의 교습 과정을 맹신하는 것도 아니다.

김헌 씨는 2007년 강남 논현동에 골프학교를 연 이래 10여년에 걸쳐 5천명의 제자를 길러냈다. 이들이 단순히 원포인트레슨을 받는 제자가 아니다. 8주간 주 2시간 수업을 합쳐 총 16시간을 배우고 졸업여행까지 다녀왔던 제자들의 숫자가 그 정도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저렴하거나 공짜 강의를 하지도 않았다. 수강료도 적지 않았지만 그의 강의는 인기가 있었고 그가 주장하는 골프에 대한 이론과 설명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평소에 꽉 막혀 있던 부분을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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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의 글씨와 함께 신간 <김헌의 행복골프레슨법>이 쌓여있는 강연회장.


김헌 씨는 각종 언론, 미디어에 강연과 골프 관련 기고를 했다. 삼성 SERI의 CEO에서 골프강의를 해서 최우수 강사상을 받았고, 네이버 카페 ‘김헌의 행복골프’를 운영하면서 팟캐스트 ‘골프허니’를 4년 동안 지속하고 있다. 마음골프학교가 스크린골프 티업 브랜드에 인수되면서 새로운 교습 시장을 개척하려 노력했다. 잠재력 있는 프로 지망 선수들을 육성하는 마음골프의 팀57의 창설에도 깊이 관여했었다. 진천에는 골프 연습시설을 조성해 자신에게서 교육받은 학생과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골프 전용 연습장을 만들기도 했다.

책 출간도 이번이 8번째다. 2005년 <내 안의 골프 본능>을 낸 것이 첫 번째 골프관련 저술이었다. 그 뒤로 <마음골프>, <골프 내공>,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골프도 독학이 된다>, <골프와 통한 사람들>, <골프를 새롭게 나를 새롭게>에 이어 이번이 8번째다. 그중에 소설로 풀어낸 홍대리는 1,2권으로 나뉘어 출간해 골프 서적 중에서도 상당히 잘 팔린 책이 됐다.

그럼에도 책을 냈다. 잘 나가던 청담과 분당의 마음골프학교를 정리하고 자신만의 새로운 골프 교습 시스템을 새롭게 정립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호칭도 달라졌다고 말한다. “이전까지 학교를 열었으니 교장을 했지만 이제부터는 훈련소를 열었으니 사령관이라고 스스로 이름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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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서현점의 마음골프학교 시절 티업 스크린 골프를 무대로 강의하던 김헌 교장.


30세 때 사업을 시작해 전자부품회사, 문구회사로 사업을 했는데 마침 그게 성공했다. 자연스럽게 골프도 했으나 40대 후반에 쫄딱 망했다. 빚도 수십억원을 졌다. 그는 빚을 갚기 위해 건설 현장 막노동일부터 시작했다. 일 솜씨가 뛰어나 얼마 되지 않아 십장으로 승진도 했다. 그렇게 1년여를 낮에는 막노동을 하고 밤에는 책을 썼다.

낮에 일하고 밤에 글을 쓰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인생 1년을 지내면서 쓴 책이 <내 안의 골프 본능>이었다. 책이 나오면서 그를 찾는 이들이 생기고 후원자도 나왔다. 김헌은 책을 바탕으로 강남 논현동에 위치한 골프존 시설에서 골프학교를 열었다. 골프존 창업자 김영찬 회장의 아들 김원일 상무는 대학 선배의 일이라 공간을 내는데 도움을 주었다. 공간을 얻고부터는 그때부터 그만의 레슨을 일반 골퍼에게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가 사업을 하면서 골프를 즐길 때는 레귤러티에서 70타수를 친 싱글 플레이어였다. 골프 책을 쓰고 골프학교를 열어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김헌은 골프 선생으로 거듭났다. “만약 골프라는 스포츠가 경제력 있는 사람들만의 여유로운 레저로 그쳤다면 내가 골프 선생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2007년을 분기점으로 스크린골프가 한국에 폭발적인 영향력을 주었다. 그린피 뿐만 아니라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연령과 비용이 대폭 저렴해졌고 편리해졌다. 그 정도라면 골프 대중화가 될 것 같았다. 내가 알고 있는 골프를 쉽게 전파하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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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 씨가 지난 29일 분당에 행복골프훈련소를 내고 새책과 새로운 아카테미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김헌의 강의를 보고 들고 배운 제자는 5천여 명에 이른다. 그만큼 기존 교습 시스템보다 그가 제시한 방법론과 골프 교습 내용이 뛰어났다는 방증일 것이다. 10년간 매출 100억원을 이뤘다고 한다. 정규 프로 골프계로부터 받은 자격증은 없었지만 그는 최고의 선생이었다. 지난 29일 강연회에는 대전 조이마루에서 골프존 엘리트아카데미를 이끄는 성시우 감독이 강연을 참관했다. 대전으로 돌아가려는 KTX 차표까지 뒷시간으로 물리면서 강연이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밖에 배성만 팀57 감독, 퍼팅 관련 최고의 교습가인 송경서, 현역 프로에 미국 클래스A 자격을 딴 장재식 등 국내 프로들 사이에서 이름난 교습가들도 김헌을 인정하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김헌은 “마음골프학교는 성공했지만 앞으로 확장성을 갖추지는 못했다”면서 지난 10년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입학과 졸업을 갖춘 마음골프학교 시스템은 교습에는 아주 좋은 방식이다. 하지만 그건 김헌의 개인기로 이룬 것이다. 동영상 강의를 하거나 내가 없는 여러 가지 방식을 모색했지만 결국 내가 빠지면 대체불가능한 게 종전 방식이었다. 이제는 레슨의 결과를 가지고 김헌의 교습 시스템을 인정받아야 할 것 같았다. 종전까지 아마추어를 돕는 선생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프로를 돕는 선생이 되고 싶다. 레슨의 골프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골프 교습계에서 확실하게 성공을 거둔 김헌이 생각하는 레슨의 대중화, 혹은 생태계는 무엇일까? 교장선생님에서 훈련소 사령관으로 갈아탄 그가 지향하는 현재 골프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은 무엇인가.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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