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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이슈] FIFA 기술위원장 판 바스텐, ‘오프사이드 폐지’ 주장... 반대 여론 형성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병두 기자]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마르코 판 바스텐 기술위원장이 오프사이드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오프사이드 규정은 자신의 편이 공격 진영에서 공보다 앞에 있을 때, 그 선수가 골키퍼를 제외한 상대편 최후방 수비수보다 상대 골라인에 가까이 있는 경우 반칙을 선언하는 규정이다.

축구의 독특한 규정인 오프사이드를 폐지하겠다는 발언의 배경에는 최근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사용하는 팀들이 늘어나는 데 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들은 패배를 면하기 위해 수비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이런 극단적인 수비 전술이 축구의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제안이다.

판 바스텐 기술위원장은 "현재의 축구는 9~10명의 선수가 골대 앞을 지키는 핸드볼 경기 같이 돼버려 좁은 공간에서 경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득점이 어렵다"며 “오프사이드 없이 경기하면 골이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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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사이드 폐지 등 파격적인 규칙 개정안을 제시한 마르코 판 바스텐 FIFA 기술위원장. [사진=국제축구연맹]


이런 소식을 접한 축구관계자와 팬 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판 바스텐의 주장은 축구를 퇴보시킨다는 것이 대다수의 반응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날을 이끌고 있는 아르센 벵거 감독은 "오프사이드를 없애는 것이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프사이드는 유지돼야 한다"면서 "축구에서 수비는 상대의 공격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고, 공격은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작업"이라면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초창기 축구에는 오프사이드 규정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에는 최전방 공격수를 골대 근처에 배치하고, 무조건 길게 차는 단순한 전술이 사용됐다. 그러나 오프사이드 규정이 제정된 후 전술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오프사이드 제정 후 많은 팀들은 수비수들이 형성하는 수비라인의 높이를 조절하며 경기에 임했다. 수비라인이 너무 높으면 뒷공간을 노출해 스피드가 좋은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허용했고, 반대로 수비라인이 너무 낮으면 공격에 가담하는 상대의 숫자가 늘어나 실점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았다.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공격 방식에 따라 수비라인의 높이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오프사이드 트랩’ 전술이 생겨나게 됐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비롯한 수비전술의 발달은 공격전술의 발달을 가져왔다. 공격수가 끊임없이 움직이며 수비진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공격수 혼자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토탈사커’가 생겨났다. ‘토탈사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간격이 좁아야 했고, 자연스레 압박의 강도가 높아졌다.

펩 과르디올라, 위르겐 클롭, 안토니오 콩테 등 현대 축구에서 가장 세련되고, 짜임새 있는 전술을 구사하는 감독들은 방식은 다르지만 압박을 전술의 핵심으로 여긴다. 이 감독들은 모두 선수들에게 간격을 좁힐 것을 요구한다. 오프사이드가 없던 시절의 축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전술이다.

판 바스텐 위원장이 주장하는 오프사이드 폐지가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대다수가 이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 바스텐 위원장은 오프사이드 폐지 외에도 4쿼터제 도입, 5반칙 퇴장, 오렌지카드(10분간 퇴장) 신설 등 파격적인 규칙 개정을 제시했기 때문에 축구인들의 갑론을박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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