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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빅3’ 박인비-전인지-박성현의 잠잠한 후원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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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에서 후원 계약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박성현과 전인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정규 시즌이 끝난 여자골프계는 ‘빅3’의 계약 여부가 화제의 중심이다. ‘빅3’는 박인비와 전인지, 박성현을 말한다. 기존 후원기업들은 계약 연장을 희망한다. 굵직한 성과를 낸 선수들은 보다 좋은 대우를 원한다. 서로 바라보는 지점이 달라서 인지 아직 ‘빅3’의 후원계약 발표는 없다.

지난 여름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박인비는 KB금융그룹과 계약이 종료된다. LPGA투어에서 신인상과 베어트로피를 수상한 전인지도 하이트진로그룹과 11월 말로 계약이 끝난다. 국내무대를 평정하고 미국무대 진출을 위해 일찌감치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박성현도 넵스와 계약이 종료돼 새로운 후원사를 물색하고 있다.

박인비와 전인지는 기존 후원사인 KB금융그룹, 하이트진로그룹과 협상중이다. 박인비는 재계약이 유력하다는 후문이다. 전인지의 매니지먼트사는 후원금액을 놓고 하이트진로 측과 조율중이다. 박성현은 매니지먼트사를 먼저 선정했으며 계약 문제를 일임했다. 넵스와의 재계약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후원 기업이 바뀌든 안바뀌든 만족할 금액을 제시할 기업이 이들을 품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들의 계약은 온 나라를 흔들고 있는 ‘최순실게이트’의 영향권 아래 있다. 특히 박성현이 그렇다. 박세리나 신지애, 김효주처럼 ‘빅딜’이 가능한 빼어난 성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후원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박성현의 몸값을 충족시켜줄 대기업들은 대부분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돼 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수십억원의 후원금을 내 대기업 총수들이 검찰에 불려 나가는 마당에 골프선수 후원이 우선 순위는 아니다.

선수들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 “빅딜을 해야 할 시기에 왜 이런 일이 터졌을까”하고 말이다. '빅3' 모두 대단한 성과를 거뒀기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내가 잘해 이 만큼 기업에 이득을 줬으니 이 정도는 내놔야 하지 않습니까?" "실력이 뛰어난 나와 계약하면 앞으로 많은 걸 얻을 수 있으니 이 정도는 줘야 하지 않습니까?"라는 보상 심리는 당연하다. 하지만 ‘최순실게이트’는 모든 이슈를 집어 삼키고 있다.

요즘 골프업계에선 ‘박성현의 몸값=연간 15억원’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이 금액은 선수나 부모,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에게 몸값 협상의 기준이 됐다. “박성현이 15억이니 내 딸은 6~7억원은 받아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박성현의 몸값이 누구에 의해 15억원으로 결정됐는 지, 또 그 근거가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설령 박성현의 몸값이 연간 15억원이라고 쳐도 그에 한참 못미치는 선수들이 억지를 부린다는 게 기업 실무자들의 하소연이다.

경제상황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게 프로스포츠다. 골프는 특히 더 그렇다. 박성현의 경우 서브 스폰서에 대한 제안은 진행되고 있으나 모자 정면을 차지할 메인 스폰서를 하겠다는 기업은 없다. 국정 혼란에 침체된 경제상황 등 악재가 많아서다. 현재의 혼란스런 상황에선 메이저리그식 스프릿 계약(Split Contract)의 아이디어도 필요하다. 빈 모자를 쓴 채 미국무대에 도전한다는 것은 시작부터 힘이 빠지는 일이다. ‘빅딜’이든 ‘스몰딜’이든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필요한 건 ‘유연한 사고’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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