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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원의 위클리 핫풋볼] ‘이기는 형’의 기적, 인천UTD 잔류확정 이끈 이기형 감독대행
■ 주간 풋볼 이슈!

# 인천UTD의 잔류확정에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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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잔류를 확정한 인천UTD. [사진=인천UTD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임재원 기자]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은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시즌 내내 최하위권에 머물던 인천UTD가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잔류를 확정한 반면 선두권이었던 성남은 강등PO를 치러야 한다. FC서울은 전북현대를 꺾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현대는 33경기 연속 무패라는 대기록을 세웠음에도 심판 매수에 의한 징계로 인해 우승컵을 들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밖에도 ‘명가’ 수원삼성, 포항스틸러스의 부진과 수원FC의 역대 최다 승점 강등 등 K리그는 다사다난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인천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인천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시즌 내내 하위권에 있었다. 사실 이는 시즌 전부터 예상된 결과였다. 구단 사정상 스타 플레이어가 나오더라도 다른 구단에 보낼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유현, 김원식, 김인성 등이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스쿼드의 한계가 뚜렷했다.

FA컵 준우승을 기록한 김도훈 감독도 이번 시즌은 자신의 지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인천은 김도훈 감독과 결별하고, 이기형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인천이 이렇게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없었다. 이기형 감독대행은 아직까지 정식 감독으로서 능력을 발휘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기형 감독대행은 팀을 완전히 바꿨다. 풀백이던 김용환을 전진배치 했으며 종종 교체로 나와 극장골을 터트린 송시우를 주전 멤버로 기용했다. 그리고 공격에 중점을 둔 4-1-4-1 포메이션을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이기형 감독대행 체제에서 인천은 무려 6승 3무 1패라는 호성적을 기록했다. 10경기 동안 승점 21점을 쓸어담아 마지막 경기에서 잔류를 확정지었다. 이기형 감독대행의 별명이 ‘이기는 형’이라고 지어졌을 정도로 파급력은 엄청났다.

먼저 신구 용병의 조화가 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송시우, 진성욱 등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쓰면서도 조병국을 수비의 기둥으로 세웠다. 특히 송시우는 U리그 시절만 해도 김건희, 안현범 등에 비해 저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프로무대에서는 당당히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프로’ 송시우는 안현범, 김동준과 함께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K리그 최고 용병 중 하나인 케빈과 요니치가 부활함으로써 인천의 반격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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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UTD를 강등 위기에서 구해낸 이기형 감독대행(오른쪽 두 번째). [사진=인천UTD 홈페이지]


물론 이기형 감독대행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수원삼성 원정에서 패하면서 마지막 경기 직전까지 강등권인 11위인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다. 게다가 주축 공격수인 케빈과 진성욱이 경고누적, 송시우가 부상으로 마지막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차포를 다 뗀 상태에서 수원FC와의 매치를 치르게 된 것이다. 골키퍼 조수혁까지 컨디션 난조로 출전이 불투명했다.

사실상 주축 멤버가 모두 빠진 상황에서 이기형 감독대행은 과감한 선수기용을 했다. 출전기회가 많지 았았던 김대경을 오른쪽 윙어로 세우고 송시우를 대신해 박세직을 선발 출전시켰다. 수문장 자리에도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던 조수혁을 대신해 1995년생 신예 이태희를 과감히 투입했다. 최정예로 나선 수원FC와는 정반대의 선택이었다.

위기상황에서 이기형의 인천은 플랜B로 수원FC를 압도했다. 전반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였다. 송시우를 대신해 투입된 박세직은 중원에서 안정된 볼 배급과 탈압박 능력을 과시했다. 벨코스키와 김대경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많이 뛰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 덕분에 후반 중반부터 박종진 교체카드가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났다. 결국 김용환의 결승골로 인천은 성남을 제치고 잔류를 확정지었다. 인천 팬들은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장으로 뛰어 들어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 했다.

이기형 감독대행 체제라는 인천의 선택이 결국 ‘신의 한 수’가 됐다. 인천은 이기형 감독대행에게 정식 감독직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는 우승팀이 독식하는 게 스포츠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러나 인천과 같이 극적으로 1부리그 잔류를 확정한 것도 축구팬들에게는 충분한 재미요소가 된다. 인천은 다음 시즌에도 비슷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이기형 감독(대행)이 인천을 또 구할 수 있을까?

■ WEEKLY BEST & WO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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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원킬이 무엇인지 보여준 박주영. [사진=뉴시스]


# BEST - 박주영(FC서울)


사실 이번 시즌 K리그 최종전이었던 FC서울과 전북현대의 맞대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윤일록이다. 왼쪽 윙포워드로 나와 엄청난 드리블 돌파를 선보였고,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스루패스로 박주영의 골을 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팩트만큼은 박주영이 최고였다. 이날 윤승원에게 밀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주영이지만 전반 막판 곧바로 투입돼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골. 그것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윤일록의 스루패스를 받은 박주영은 완벽한 퍼스트터치와 완벽한 슈팅으로 전북의 골망을 갈랐다. 박주영은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했고, 그 플레이는 이번 경기 결승골이자 K리그 클래식 우승골이 됐다. 오랜만에 박주영이 기록한 리그 두 자릿수 골이기도 했다. 원샷원킬이 무엇인지 보여준 박주영. 그동안 많은 오르내림이 있었지만 아직 박주영은 죽지 않았다.

# WORST - 로날드 쿠만(에버튼 감독)

로날드 쿠만 감독의 에버튼은 첼시를 맞아 5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첼시의 양쪽 윙포워드 에당 아자르와 페드로 로드리게스를 효과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최근 마르코스 알론소와 빅터 모제스의 컨디션도 굉장히 좋기 때문에 쿠만 감독의 5백 전술은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시즌 사우스햄튼을 이끌 때에도 종종 이런 전술을 사용해 좋은 성과를 거둔 바 있기 때문에 기대감은 더욱 컸다.

그러나 정작 경기가 시작되자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에버튼은 첼시에게 무려 5골이나 헌납하며 무너졌다. 5백은 완벽한 판단 착오였다. 좌우 윙백으로 배치된 시먼스 콜먼과 브라이언 오비에도는 전혀 위치를 잡지 못했다. 에버튼 이적 후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 애슐리 윌리암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쿠만 감독은 전반 후반 급하게 백4로 전환했지만 이미 상황은 늦었다. 전술 싸움에서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게 완패했다.

■ NEXT HOT M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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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에당 아자르. [사진=유럽축구연맹 홈페이지]


# 네덜란드 VS 벨기에(친선경기): 11월 10일 목요일 오전 4시 45분


‘위기’의 네덜란드와 ‘황금세대’ 벨기에가 만났다. 비록 친선경기이지만 축구에서는 흐름이 중요한 만큼 두 팀 모두 반드시 승리를 원할 것이다. 전통의 강호와 신흥강호의 맞대결로 통산전적은 네덜란드가 8승 6무 6패로 앞서있다. 그러나 최근 전적은 다르다. 네덜란드가 가장 최근에 벨기에를 이긴 것이 무려 19년 전이다. 1997년 9월 프랑스 월드컵 예선이 마지막이다. 그 이후에는 3무 2패로 열세다.

분위기 자체도 벨기에가 훨씬 낫다. 벨기에는 A매치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 웨일스, 스페인에게만 패했고 그 외의 팀들에게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 에당 아자르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반면 네덜란드는 프랑스, 그리스에게 패하는 등 침체되어 있다. 빈센트 얀센, 멤피스 데파이 등 공격진이 더욱 분발해야 한다.

# 브라질 VS 아르헨티나(월드컵 예선): 11월 11일 금요일 오전 8시 45분

남미 최강으로 불리는 두 팀이지만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먼저 홈팀 브라질은 무난한 행보다. 코파아메리카에서 뼈아픈 예선탈락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파아메리카 이후 월드컵 예선에서 4전 전승을 달리며 어느새 1위 자리까지 탈환했다. 역시 네이마르의 대표팀 복귀가 힘이 되고 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리오넬 메시가 부상으로 빠진 시기에 연달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9월 2일 우루과이 전 1-0 승리가 마지막이다. 특히 파라과이와의 홈 경기에서 패한 것이 크게 다가온다. 순위도 6위에 머물러 있다. 그래도 이번 경기에서는 메시가 복귀하기 때문에 박빙의 경기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 대한민국 VS 캐나다(친선경기): 11월 11일 금요일 오후 8시

‘갓틸리케’라고 불린 슈틸리케 감독이지만 최근 연달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위기에 빠졌다. 카타르 전 이후 일명 ‘소리아 발언’까지 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이란 원정에서 졸전 끝에 패한 것도 슈틸리케 감독의 위기설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비록 친선경기지만 캐나다 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캐나다는 객관적인 전력이 한국보다 많이 떨어진다. 피파랭킹도 110위밖에 되지 않는다. 최고의 스파링 파트너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래도 슈틸리케 감독은 이 경기에서 많은 것을 실험해야 한다. 지난 경기에서 한국은 수비 조직력에 많은 약점을 드러냈다. 그런 만큼 캐나다 전에서는 최고의 수비 조합을 찾는 데 조금 더 신경써야 할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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