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헌의 골통일기] (3일) 바위가 문제가 아닙니다
암벽 등반이란 것을 배우면서 공교롭게도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난 암에 걸린 몸이야, 다른 사람과 신체적인 조건도 다르고...’ 그건 핑계일 뿐이었다. 바위가 문제가 아니라 온갖 핑계를 대면서 바위를 두려워하는 내가 문제였다. 바위는 겁 많고 소심한 내 모습을 한 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보여 주는 거울이었다. ‘나 너무 힘들
어서 도저히 못 올라가겠어’라고 생각하면 영락없이 추락한다. 내 발이 못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먼저 포기했을 뿐이다.

-곽정란의 한쪽 가슴만으로도 행복한 여자 <숨은 꽃> 중에서

이미지중앙

바위가 문제가 아닙니다


OB가 아니라 OB가 날 것 같은 마음이 먼접니다. 슬라이스가 문제가 아니라 슬라이스가 날 것 같은 예감이 문제지요.

108밀리 홀 컵은 안 들어갈 것 같은 불안감, 꼭 넣어야겠다는 욕심을 어찌 그리 잘도 알아차리는지.

암벽등반만 거울이 아니라 골프도 거울입니다. 세상살이에 대한 욕심이나 경쟁심을, 겁 많고 소심함을, 내 수양의 정도를 아낌없이 비춰주는 맑은 거울입니다. 열심히 수련하고 자주 비춰보고 싶은데 그도 쉽지 않는 요즘입니다.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