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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우올림픽]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양정수 기자] 남자 마라톤은 올림픽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그래서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종목이다. 이번 리우 올림픽 마라톤은 1936년 8월 9일 제 11회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당시 국적은 일본)이 2시간29분19초의 세계 최고기록을 세우며 한국인으로는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지 80주년이 된다. 리우 올림픽 마라톤을 보다 즐기기 위해 간단한 상식과 한국선수, 코스 등 예습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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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의 마라톤 코스. 상단 왼쪽 삼보드로무 경기장을 출발해 해안가를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왕복형이다.


기초1 - 마라톤의 유래

사실 마라톤은 그리스의 한 지역 이름이다. 마라톤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북동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기원전 490년 마라톤에서 페르시아군과 아테네군 사이에서 전투가 있었다. 아테네군의 승전 소식을 아테네까지 뛰어가 전하고 숨진 전령 페이디피데스를 기리는 뜻에서 1896년 올림픽에 채택된 육상 경기 종목이다.

기초2 - 그래서 이란은 마라톤을 하지 않는다

이란은 마라톤 전투의 패전국인 페르시아의 후예다. 당연히 자신들의 선조가 패한 전쟁을 기리는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아예 마라톤이라는 스포츠는 이란에 없다고 보면 된다. 당연히 선수 육성은 하지도 않으면 1974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아시안 게임에서는 마라톤 종목을 제외하기도 했다.

중급1 - 마라톤이 42.195km인 이유

42.195km는 마라톤-아테네의 거리가 아니다. 비슷하지만 그 거리를 195m까지 정확하게 측정한 것이 아니다. 즉 마라톤의 유래와는 관계가 없다. 42.195km는 1908년 제4회 런던 올림픽에서 만들어졌다. 런던 올림픽 이전까지 마라톤 거리는 40~42km 사이에서 매번 다르게 정해졌다. 그런데 런데 올림픽을 앞두고 영국 왕실이 마라톤의 출발과 결승을 윈저성에서 볼 수 있도록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거리 조정을 요청했고,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당시의 거리였던 42.195km가 지금까지의 마라톤 풀코스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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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 가장 먼저 골인한, 금메달리스트 제미마 숨공(캐냐). [리우데자네이루=뉴시스]


중급2 - ‘마라톤 왕국’ 케냐


케냐선수들이 마라톤에서 유독 강한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케냐는 칼렌진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칼렌진족은 유전적으로 장거리 달리기에 특화되어 있는 부족이다. 이들은 첫째, 팔다리가 가늘고 길다. 즉 드러난 근육이 많지 않다. 파워를 내는 백근보다 적근이 발달된 까닭에 지구력이 빼어나다. 둘째, 뒤통수가 많이 튀어 나온 뒤짱구형이라 달릴 때 몸의 균형을 보다 잘 잡을 수 있다. 셋째, 앞서 말한 것처럼 근육량이 적다보니 산소 소비량이 적고, 피로 감이 낮다. 근육이 산소를 소비할 경우 암모니아가 만들어져 피로감을 느끼는데 케냐 등 동아프리카사람들은 심한 운동을 해도 유전적으로 암모니아가 많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넷째, 케냐가 고지대에 위치하다 보니 태생적으로 심폐기능이 좋다. 이제 올림픽과 A급 마라톤대회에서 케냐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시되고 있다. 그래서 2001년 이봉주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은 케냐의 11연패를 저지한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심화1 - 일본 개그맨이 캄보디아 마라톤 대표

일본 개그맨 다키자키 구니아키는 TV프로그램의 도전과제로 풀코스 마라톤을 뛰었다. 이후 다른 TV프로그램에서 한 출연자가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시키자” 농담을 던진 것이 만화 같은 긴 스토리의 시작이 됐다. 다키자키는 캄보디아로 국적을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제로 2011년 캄보디아 국적을 얻었다.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적어도 국적을 취득한 지 1년이 지나야 한다”는 국제육상경기연맹의 규정 때문에 런던 올림픽 출전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캄보디아 마라톤 대표 선발대회에서 우승해 와일드카드로 이번 리우 올림픽에 출전권을 땄다. 기록이나 순위보다 그의 도전 자체가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심화2 - 한국 마라톤은 침체기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 한국은 유망주 손명준(22 삼성전자, 2시간12분34초)과 심종섭(한국전력, 2시간13분38초)을 내보낸다. 아쉽게도 이 정도 개인최고기록이라면 메달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아무리 이변이 많다고 해도 2시간2분57초까지 낮아진 세계기록과 10분 정도 차이가 나고, 톱랭커들의 스피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두 명의 국가대표는 16년 전 이봉주가 세운 한국기록(2시간7분20초)과도 격차가 너무 크다. 참고로 앞서 14일 열린 여자 마라톤에서도 한국은 안슬기(2시간36분50초)와 임경희(2시간43분31초)가 각각 42위와 70위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우승자 제미마 숨공(케냐 2시간24분04초)보다 12분 이상 늦게 들어왔고, 자신들의 최고기록에 크게 못 미쳤다. 한국 마라톤은 남자, 여자 모두 침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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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라톤의 기대주 손명준, 사진은 지난 2월 벳푸-오이타 대회에서 역주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육상단]


심화 3 - 리우 마라톤 코스


리우 올림픽의 마라톤코스는 삼보드로무 경기장을 출발해 구하나바하 베이 해변도로를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42.195㎞로 구성돼 있다. 마라톤은 그 유래가 발해주듯 원래 출발과 골인 지점이 다른 편도형이 기본형이다. 보스턴, 런던, 베를린 등 세계적인 대회의 코스가 그렇게 짜여져 있고, 2008년 베이징까지 올림픽 코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2012년 런던에서 왕복형이 도입됐고, 이번 리우 코스도 왕복형을 기본으로 한다(이외에도 동일코스를 반복하는 순환형, 다른 지점을 왔다갔다 한 후 다시 출발지에 골인하는 방사형 등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원래 삼바 축제가 열리는 장소인 삼보드로무가 한국과 인연이 깊다는 점이다. 발 한국 양궁이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을 달성한 양궁경기장으로 쓰였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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