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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형철의 MLB 리포트] 21세기에 미움받는 메이저리거 11명
야구팬들도 다른 스포츠팬처럼 싫어하기를 즐겨한다. 어떤 팀, 특정 감독, 때로는 어떤 선수들을 싫어하기를 즐겨한다. 한국의 특급 마무리 오승환도 미국 진출 전 불미스러운 스캔들에 휘말려 많은 미움을 받았었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하면서 동시에 승승장구하면서 악플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수많은 선수들이 미움을 받고 도마에 오르지만, 그 어떤 선수도 2017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알린 알렉스 로드리게스라는 논란의 스타보다 미움을 받는 선수가 더 있을지 모르겠다. 어떤 선수를 싫어하는 건 반드시 일반적인 것도 아니고 그 선수가 미움을 받아야 마땅해서도 아니다.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얼간이 같은 짓을 많이 하는 선수일수도 있고, 선수가 너무 잘해서 싫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유가 어찌되었던 그 싫은 감정은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이번 칼럼은 스포팅 뉴스에 게재되었던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포함 21세기에 가장 미움받는 11명의 MLB선수들에 대해 소개한다. 과연 미움을 받을 만한지, 또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 어떤 경우에 미움을 사는지에 대한 예방 차원의 공부도 될 법하다. 글 이형철(법무법인 충정, 외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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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위에 오른 카를로스 고메즈.


11위 카를로스 고메즈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 카를로스 고메즈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야구의 불문율’에 대한 이야기가 반드시 나온다. 불문율, 즉 당신이 헌법이나 성경에 대해 경외에 가까운 규칙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카를로스 고메즈를 혐오할 것이다. 불문율 같은 것이 우습다고 생각된다면 카를로스 고메즈를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카를로스 고메즈를 싫어하는 팬들은 단순히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진심으로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종종 그의 배트 플립(홈런성 타구를 치고 방망이를 집어 던지는 행위, 일명 ‘빠던’)은 게임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비난받으며 전통주의자 팬들로부터 노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고메즈의 동료들은 고메즈의 행동을 되레 즐기는 경향이 있다.

10위 야시엘 푸이그
LA 다저스 소속 야시엘 푸이그도 자주 도마에 오르는 선수 중 한명이다. 특히 가끔 허슬 플레이를 하지 않고 외야에서의 본헤드(bone head) 플레이(미숙함 등으로 생긴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인해 많은 안티팬을 거느리고 있다(얼마전에는 A J 엘리스가 희생번트를 대는데 딴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3루로 뛰지 않아서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카를로스 고메즈와 같이 게임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비난을 많이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라티노(남미 출신 선수)들이 혹독한 비난을 받는다.

9위 로저 클레멘스
팬들은 은퇴한 로저 클레멘스가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 위하여 약물을 복용했다고 생각하지만, 클레멘스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위증죄로 법 앞에서 심판을 받았지만, 무죄 판결을 받은 경력도 있다.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더라도 수많은 팬들은 클레멘스가 했다고 생각한다. 금지 약물 복용 양성 판정을 받은 적은 없지만, 미첼 리포트에 로저 클레멘스의 이름이 상당히 많이 언급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리포트는 지난 2007년12월 미첼 전 상원의원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 등 경기력 향상 물질 사용 실태를 파헤친 보고서로, 2006년 3월 말부터 20개월간의 심층 조사를 거쳐 메이저리그 버드 셀릭 커미셔너에게 제출되었는데 수많은 메이저리거들의 약물 복용 사실이 담겨있었다. 클레멘스의 기량이 뛰어난 건 야구팬들이 의심하지 않지만 이 리포트를 통해 그의 기량이 폄하된 건 사실이다. 또한 2000년 월드시리즈에서 마이크 피아자의 부러진 배트를 피아자 쪽으로 던진 사건이 있어 그의 명성을 되찾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8위 라파엘 팔메이로
한국의 젊은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라파엘 팔메이로라는 이름이 다소 낯설 수 있겠다. 팔메이로는 성품이 온화하고 500 홈런, 3000 안타를 기록함으로써 명예의 전당행이 확실시 되는 성공한 메이저리거였다. 하지만 지난 2005년 미국 의회에서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적이 없다라고 증언하면서 손가락질을 한 적이 있었는데, 팔메이로는 후에 스테로이드 양성 판정을 받음으로써 그의 명성을 망쳐버렸다. 팔메이로는 양성 반응 이후에 ‘스테로이드인지 모르고 복용했다’라고 분명하게 말했지만 여론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회 앞에서 손가락질을 하면서 약물복용을 한 적이 없다라고 하지만 않았어도 팬들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후 팔메이로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했다.

7위 라이언 브라운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스타급 선수로 활약하던 라이언 브라운은 2011년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는데, 그 결과에 이의를 제기해서 성공을 했다. 또한 그의 소변 샘플을 가지고 간 사람을 공개적으로 비방했다. 하지만, 나중에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브라운은 2013년 메이저리그 경기 출전 금지라는 징계를 당했다. 그는 금지약물 복용을 시인하고 공개적으로 금지약물 위반을 사과했으나 많은 팬들은 아직도 브라운의 금지약물 스캔들을 괘씸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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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 6위에 랭크된 브라이스 하퍼(왼쪽).


6위 브라이스 하퍼
2015년 시즌 시작 전까지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 브라이스 하퍼는 팬들이 싫어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춘 선수였다. 갑자기 욱하는 성질이 있었고, 미디어에서는 기대감에 부흥하지 못하는 선수로 항상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방진 태도와 괴상한 헤어스타일은 그를 비호감의 선수로 자리잡게 했다. 하지만 지금 브라이스 하퍼를 싫어한다면 그 이유는 당신이 좋아하는 팀에 위협을 가하는 선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5위 커트 실링
커트 실링은 선수 시절보다는 은퇴 후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만든 선수라고 할 수 있겠다. 그는 한바탕씩 논란에 휩싸였는데 주로 온라인을 통해 정치적인 발언과 사회 이슈에 관한 발언 때문에 이슈가 되었다. 뻔뻔할 정도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실링은 온라인을 통해 무슬림을 비하하는 발언들을 하고 관련 연맹과 기타 발언들을 비하했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감옥 어딘가에 묻어버려야 한다’는 발언을 하여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긴 적이 있다.

4위 조나단 파펠본
워싱턴 내셔널스의 마무리 투수 조나단 파펠본이 오만해서 싫어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마운드에서 사타구니를 만져서 싫어할 수도 있을 것이고 덕아웃에서 자신의 팀메이트(브라이스 하퍼) 목을 졸라서 싫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바마를 비하하는 티셔츠를 입어서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로 파펠본이 싫을 수 있을 것이다(너무 이유가 많아서 다 나열하기가 힘들다). 파펠본을 싫어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모든 이유들 때문에 파펠본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팬들이 가장 싫어하는 선수 중에 한명이 되었다.

3위 알렉스 로드리게스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싫어하는 이유 중에 금지약물 복용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할 것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2009년에 ‘텍사스 레이전스에서 활약하던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약물 실험을 했다’고 인정했다(2003년에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온 것까지 포함). 금지약물 시인 이후에 팬들에게서 신뢰를 잃은 것도 모자라 또 한 번의 약물 스캔들이 터지면서 2014년을 통째로 날려버려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어버렸다. 이번에는 스테로이드 복용을 인정하여서 팬들에게서 용서를 구할 명분이 전혀 없어져버렸다. 2015년 40살의 나이로 양키스에 복귀하였을 때, 약기운이 다 떨어진 늙은 선수로 전락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그는 실제로 33홈런 및 통산 3000안타를 치면서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그래서 안티팬이 더 생겼다.

2위 베리 본즈
베리 본즈는 누구나 쉽게 싫어할 요소를 다 갖춘 선수다. 본즈는 거만했고, 종종 팬들에게 쏘아 붙이기도 했으며 메스컴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런 태도는 초인적인 페이스로 홈런을 치며 약물복용을 의심케 하는 활약을 보이기 전이었다. 스테로이드 관련 위증죄가 무죄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홈런 역대 1위에 등극한 그는 환호갈채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마이애미 말린즈 타격 코치를 맡고 있음에도 베리 본즈는 여전히 스테로이드 복용 의혹으로 많은 팬들에게 비호감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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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 1위에 오른 존 로커.


1위 존 로커
한국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존 로커는 좌완 투수로서 전성기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보냈다. 마무리 투수인 로커는 독특한 폼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다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무자비한 인터뷰로 인해 역대 메이저리그 선수 중 가장 비호감인 선수로 등극했다. 위에 언급된 대부분의 선수들은 금지약물 복용과 관련하여 팬들에게 비호감을 샀지만, 존 로커는 건들지 말아야 할 부분을 거침없이 건드려 버렸다. 그는 1999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이민자, 동성연애자, 싱글맘, 그리고 뉴욕을 거침없이 비난하면서 그 즉시 가장 비호감인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었다. 존 로커의 이러한 발언들로 인하여 2000년 시즌에 벌금 및 출장정지 등의 징계를 받았으며 16년 후인 지금도 거침없는 발언들을 계속 하고 있다. ‘제대로 된 영어를 써라’라고 써 있는 티셔츠를 입고 도널드 트럼프를 선동적으로 지지하고,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표현하며 그의 명성을 더더욱 강화시키는 격이 되어버렸다.

* 이형철 외국 변호사는 베벌리힐스스포츠카운슬(Beverly Hills Sports Council)에서 근무하며 한국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관련 협상에 참여했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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