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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원의 위클리 핫풋볼] 축구변방 알바니아, ‘패배 속에도 빛난 그들의 투지’
■ 주간 풋볼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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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국기를 유니폼에 달고 뛰는 샤카 형제. [사진=UEFA 홈페이지]


# 축구변방 알바니아, ‘패배 속에도 빛난 그들의 투지’

알바니아. 이름조차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국가다. 총 인구가 300만이 채 안 될 정도로 작은 나라다. 화약고라고 불리는 발칸반도에 위치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코소보 사태정도만 알려져 있다. 역사적·경제적·지리적으로도 잘 모르는 알바니아의 축구를 아는 것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는 일이다. 유럽에서도 변방 중의 변방으로 평가되고 있고 당연히 메이저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유로2016에 올라온 것도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다. 포르투갈, 덴마크, 세르비아 등 전통의 강호들이 속한 I조에서 2위를 기록하며 본선에 직행했다. 이것만으로도 세계를 놀라게 하는 데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바니아의 경기력에 기대를 품은 축구팬은 드물었다. 스타플레이어는 물론이고, 이름을 아는 선수조차 찾기 힘들었다. 그라니트 샤카의 형 타울란트 샤카와 주장 차나 정도만이 알려진 선수였다. 그나마도 최근에 보도되었기 때문에 알려진 것이다. 같은 조의 프랑스, 스위스, 루마니아에 비해 너무 떨어지는 스쿼드다.

당연히 A조 조별리그 1차전에 대해서도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스위스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2006년 독일월드컵 이후 3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고 호성적을 기록한 팀이다. 샤키리, 그라니트 자카, 메흐메디, 얀 좀머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수준급 선수들이 즐비했다. 유럽축구에서도 서서히 상위권으로 올라가고 있는 팀이 스위스인 만큼 알바니아의 고전이 예상됐다.

열기는 예상보다 뜨거웠다. 스위스의 국가가 나올 때부터 야유가 쏟아졌다. 두 국가가 특별히 악연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내면을 들여다 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이날 스위스의 선발로 출전한 샤키리, 자카, 베라미, 메흐메디, 제마일리가 알바니아 태생의 선수들이었다. 유독 스위스에 알바니아 태생이 많은 이유는 1990년대 후반 코소보 사태가 발생하면서 인근 국가로 이주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주민 출신의 선수들은 양국의 국적 중 하나르 택할 수 있는데 대부분이 축구강국인 스위스를 택한 것이다.

초반부터 뜨거운 열기 속에 펼쳐진 경기는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득점이 나왔다. 르노이 샤르가 전반 5분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골을 넣으며 스위스가 앞서나갔다. 스위스가 잘했다기 보다는 첫 메이저대회를 경험하는 알바니아 선수들의 긴장감이 원인인 골이었다. 베리샤 골키퍼가 굳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나왔던 것이 화근이었다. 게다가 전반 36분에는 알바니아의 주장 차나가 거친 플레이로 퇴장을 당하면서 알바니아는 수적 열세까지 안게 됐다. 이 때까지만 해도 스위스의 완승이 상식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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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의 선방능력을 보여준 베리샤 골키퍼. [사진=UEFA 홈페이지]


그러나 후반 들어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수적 열세에 놓인 알바니아가 오히려 더욱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다. 수적으로 동등한 상황에서도 뒤져있던 점유율이 오히려 한 명이 빠지자 높아졌다. 놀라운 일이었다. 보통 수적 열세에 놓인 팀은 당연히 수비를 견고하게 하면서 버티는 데에만 주력하는 게 상식이다. 더군다나 알바니아와 같은 약팀이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알바니아는 그러지 않았다. 선수들 눈빛에는 승리에 대한 갈망이 보였다. 특히 치명적인 실수를 했던 베리샤 골키퍼가 그 이후부터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스위스의 슈팅을 모조리 차단했다.

베리샤가 뒷문을 단단히 지키자 알바니아의 공격은 더욱 살아났다. 결정적인 찬스를 몇 차례 만들었다. 그러나 스위스에는 분데스리가 수준급 골키퍼 얀 좀머가 있었다. 알바니아의 일대일 찬스를 수차례 막아내며 결국 알바니아에게 패배를 안겼다. 단 한 번의 기회만 살렸어도 승부는 어떻게 될지 몰랐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박수를 쳐줄 만한 경기였다. 이날 알바니아 선수들은 무려 102.7km를 뛰었다. 스위스가 108.7km를 뛰었는데 한 명이 더 적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선수들이 평균적으로 뛴 거리는 훨씬 많았던 것이다. 무려 5장의 경고를 받은 것도 알바니아가 얼마나 승리를 위해 반칙을 아끼지 않았는지 알 수 있다.

언더독의 반란은 항상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그 결과가 승리가 아닐지라도 말이다. 지난 시즌 EPL에서 레스터시티의 우승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낸 것도 마찬가지다. 알바니아는 분명히 여전히 유럽 최하위권 전력이다. 그러나 투지 하나만으로 강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아쉽게 첫 경기를 패했지만 대회가 끝난 것이 아니다. 남은 프랑스, 루마니아 전에서 그들의 투지를 계속해서 불태운다면 더 큰 기적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 WEEKLY BEST & WO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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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해트트릭을 달성한 리오넬 메시. [사진=코파아메리카 페이스북]


# BEST -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축구의 신이라는 타이틀은 코파아메리카에서도 계속됐다. 리오넬 메시는 지난 11일 미국 시카고 솔져필드에서 열린 코파아메리카 D조 조별예선 2차전 파나마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해트트릭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활약인데 더욱 놀라운 것은 출전시간이다. 메시는 이날 부상여파로 인해 후반 16분이 되어서야 피치를 밟았다. 그러나 그 시간도 메시에게는 충분했다. 투입 후 7분 만에 선취골에 성공한 메시는 후반 33분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42분에는 메시다운 침착한 마무리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해트트릭을 완성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26분. 축구의 신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기록이다.

게다가 메시는 부상으로 인해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이날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투입되기 전까지 파나마의 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등장과 동시에 조국을 살린 메시의 활약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 WORST - 에딘손 카바니(우루과이)

루이스 수아레즈가 빠진 우루과이 공격진의 핵심은 단연 에딘손 카바니다. 나폴리 시절 라다멜 팔카오와 더불어 인간계 최강 공격수라는 호칭까지 얻은 선수다. 그러나 현재는 그 별명이 무색할 정도다. 카바니는 지난 10일 미국 필라델피아 링컨파이낸셜필드에서 열린 코파아메리카 C조 조별예선 2차전 베네수엘라 전에 선발로 출전했지만 기대 이하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맞았지만 카바니의 슈팅은 번번이 골대를 빗겨 갔다. 헛발질도 두 차례나 있었다. 결국 우루과이는 카바니의 부진 속에 조별리그 2경기 만에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코파아메리카 최다 우승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메시가 위기 속의 조국을 구해낸 것과는 분명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 NEXT HOT M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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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1차전에서 부진했던 해리 케인. [사진=UEFA 홈페이지]


# 잉글랜드 VS 웨일즈(유로 2016) - 6월 16일 목요일 오후 10시

초호화 멤버를 꾸리며 내심 우승까지도 바라고 있는 잉글랜드가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잉글랜드는 지난 12일 러시와의 유로2016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에릭 다이어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추가시간에 베레주츠키에게 통한의 헤딩골을 허용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최전방에 골이 안터진 것이 문제였다. 이날 해리 케인은 단 한 차례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며 EPL 득점왕의 품위를 저버렸다. 더군다나 이번 경기는 웨일즈와의 대결이다. 영국 내 최강이라고 자부하는 잉글랜드가 웨일즈에게 덜미가 잡힌다면 굴욕적인 일이다. 해리 케인이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잉글랜드의 성적을 좌우할 것이다.

반면 웨일즈는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난적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2-1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에이스’ 가레스 베일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했고 아론 램지, 조 앨런 등도 중원을 탄탄하게 지켜줬다. 이제 웨일즈는 더 이상 약체가 아니다. 역대급 멤버를 갖췄다. 상대가 잉글랜드이기는 하지만 못 넘을 산은 아니다. 오히려 조직력 측면에서는 잉글랜드보다 나은 모습이다. 무승부만 거둬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지만 내심 승리를 노릴 것이다.

# 체코 VS 크로아티아(유로 2016) - 6월 18일 토요일 오전 1시

죽은의 D조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쟁이다. 이번 경기에서 패하는 팀은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렵다고 보면 된다. 상대적으로 체코의 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여진다. 토마스 로시츠키, 페트르 체흐가 건재하지만 그 외의 선수들이 잘 받쳐주지 못한다. 기복이 심한 최전방 공격진들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수치상 수비력은 준수해보이지만 한 번 실점을 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체코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실점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 D조에서 살아남는 방법일 것이다.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터키 전을 기분 좋게 마무리 했다. 전체적으로 팀의 짜임새가 괜찮다. 중원에서 모드리치와 라키티치는 예상대로 창의력 있는 플레이로 여러 차례 기회창출을 하고 있다. 최전방의 만주키치와 측면의 페리시치 역시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아르다 투란과 찰하노글루를 완전히 봉쇄한 수비진들의 능력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체코가 즐겨하는 측면공격을 스르나가 잘 봉쇄한다면 큰 무리 없이 승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 FC서울 VS 수원삼성(K리그클래식 15R) - 6월 18일 토요일 오후 7시

수원삼성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슈퍼매치의 열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슈퍼매치는 슈퍼매치다. 먼저 FC서울은 강력한 화력을 앞세워 우승후보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데얀의 최근 폼이 조금 좋지 않지만 박주영, 윤주태 등 이를 대체할 선수들이 많다. 최근에는 윤일록까지 1군에 복귀하면서 공격옵션이 더욱 많아졌다. 굳이 불안요소를 뽑으라면 수비조직력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점인데, 이 또한 공격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라오겠지’ ‘올라오겠지’ 하다가 시즌이 끝날 것 같은 수원삼성이다. 공격력은 준수하지만 수비진의 약점이 계속 드러나면서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인천과의 경기에서도 2골이나 실점하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게다가 ‘에이스’ 권창훈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장기간 팀을 이탈할 위기다. 이미 홍철이 장기부상으로 못나오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권창훈마저 빠지면서 반등의 기회가 거의 없어지고 있다. 조나탄이 들어오는 7월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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