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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형철의 MLB 리포트] 메이저리거들의 ‘기이한’ 계약 조항1
미국 할리우드 배우들의 계약 조항을 살펴보면 기괴한 조항들이 제법 많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여배우는 그녀가 퍼포먼스를 하는 모든 장소에 새로운 변기통을 설치해야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어떤 배우는 차 안에서 방귀를 끼지 않기 위해 식사할 때 고기 수프 대신에 야채 수프를 제공받는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스포츠 분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찬호 선수를 필두로 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함에 따라 메이저리그가 한국에서도 친숙해지면서 거물급 선수들의 계약 소식이 간간이 들려온다.

뉴스로 접할 수 있는 정보는 주로 계약 금액 및 계약 기간 등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급료(Paycheck) 외에 특전 혹은 인센티브에 관해서는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의 많은 클럽들은 재능이 있는 선수를 데려 오기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때로는 매우 불필요하거나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금전적인 혜택이 아니더라도 특전을 통해 선수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체면을 살려주어 계약을 성사시킨다. 이번 칼럼은 기이하고 다소 우스꽝스러운 메이저리그 계약 조항에 대해 두 번에 걸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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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로드리게스.


공짜 입장권 배제: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마크 텍셰이라
메이저리그의 경우 거의 모든 구단이 선수의 가족 또는 지인을 위해 선수들에게 야구 경기 티켓을 지급해준다. 그런데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마크 텍셰이라의 경우, 뉴욕양키스에서 이 두 선수에게 공짜 티켓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었다. 양키스 클럽은 한술 더 떠서 이 두 선수에게 레전드 스위트 혹은 시즌 티켓을 살 수 있다는 옵션을 포함해서 악의 제국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뉴욕 양키스는 팀 전력에 필요한 선수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영입하는 것으로 유명해지면서 어린 선수를 육성하기 보다는 스타 선수를 쓸어담는다는 비아냥이 담긴 표현으로 악의 제국(Evil Empire)로 불리게 됐다).

리무진 제공: AJ 버넷
2005년 AJ 버넷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옵트 아웃 조항을 포함하여 5년에 5500만달러의 보수를 지급받는 안정적인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서에는 흥미로운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데, ‘버넷이 블루제이스에서 뛰는 동안 가족들이 일년에 8회 미국 메릴랜드에서 캐나다 토론토까지 이동하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리무진을 제공한다’라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메릴랜드에서 캐나다까지는 편도로 약 1000마일 거리이며 자동차로 이동시 무려 10시간 이상이나 걸린다. 언뜻 보면 비행기 티켓을 제공하면 될 것이지 왜 리무진을 제공한다라는 조항이 포함되었을까 의문이 든다. 하지만 내용을 알고 보니 버넷의 부인이 비행기 공포증이 있기 때문에 차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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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에서 활약할 때의 커트 실링.


체중 통과 의무 테스트: 커트 실링
커트 실링의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마지막 계약에 200만달러 상당의 인센티브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시즌 중에 여섯 번의 임의의 체중 검사를 받아서 통과할 때 위의 금액을 받게 된다는 조항이다. 실링이 본인 커리어 막판에 살이 많이 찌는 현상을 보였는지 레드삭스에서 다소 특이한 조항을 포함시켰다. 이 조항이 알려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NBA 선수 글랜 데이비스의 계약에도 위와 같은 조항이 포함되었다. 체중 검사 체크 포인트를 통과할 때는 50만달러 상당의 보너스를 지급받는다는 조항이었다.

골프장 회원권 : 그렉 매덕스
2014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그렉 매덕스는 소문난 골프광이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계약서에 골프 조항을 포함시켰다. 2007년 매덕스는 샌디에이고와 1년에 100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돈 이외에도 특전으로 골프장 멤버십을 1년간 제공받았다.
글 이형철(법무법인 충정, 외국 변호사)
* 이형철 외국 변호사는 베벌리힐스스포츠카운슬(Beverly Hills Sports Council)에서 근무하며 한국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관련 협상에 참여했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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