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스포츠와 성(性)] 정력에 좋은 운동이 있을까?
*2015년 시작과 함께 <헤럴드스포츠>가 연재를 시작한 '골프와 성'이 그동안 독자 및 골프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글쓴이 이준석 비뇨기과전문의는 각종 비뇨기 질환과 선뜻 말할 수 없는 '나만의 비밀'에 대해 친절하면서도 최신의 의료정보를 전달했습니다. 이에 <헤럴드스포츠>는 10월 14일부터 '골프와 성'을 '스포츠와 성'으로 업그레이드합니다. 이준석 전문의가 기존의 골프는 물론이고, 축구 야구 농구 등 스포츠 전반에 걸쳐 소개할 새 스포츠의학칼럼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학창 시절에, 필자는 <남자 대탐험>이라는 드라마를 보다가 부모님에게 단단히 혼이 난 적이 있다. 이 드라마는 당시에 성에 대해 직설적이고 파격적인 묘사를 해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사실 성문화가 개방된 지금의 기준으로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당시만 해도 그동안 쉬쉬하며 아무도 이야기 못하던 우리네 성문화의 단면을 그려낸 작품이었다.

그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주인공의 아버지가 성기능을 강화한다며 반복적으로 행하던 동작이었다. 누워서 양쪽 다리를 개구리처럼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는 장면이었는데, 이 장면이 나올 때마다 어른들은 혀를 끌끌 차며 나이 어린 나보고 얼른 방으로 들어가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성인이 되어, 인간의 성과 관련된 질병을 다루는 비뇨기과 의사가 되었지만, 지금도 가끔 머리 속에 그 장면이 떠올라 피식 하는 미소를 짓곤 한다. 그러다가 문득 의문점이 들곤 한다. 과연 정력에 좋은 운동이 있을까?

이미지중앙
사람들이 흔히 '정력'이라는 말을 쓸 때는 크게 두 가지의 의미를 내포하는 것 같다. 하나는 남성의 발기 능력이고, 또 하나는 가임 능력이다.

이와 관련해서 주목해 볼만한 연구가 몇 가지 있다. 2012년 라미나(Sikiru Lamina) 박사 연구팀은 유산소 운동과 발기 능력의 연관성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385명을 대상으로 한 5개의 연구에서 유산소 운동을 할 경우, 동맥성 발기 부전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관찰되었다.

또 하나의 연구는 상당히 흥미로운데, 밖에서 신체 활동을 즐겨 하는 사람과, 운동과는 담 쌓은 채 주로 집에서 TV 시청을 즐겨 하는 사람들의 정액 검사 수치를 비교한 것이다. 2012년 영국 스포츠 의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으로서, 개스킨스(Gaskins) 연구팀은 18세부터 22세까지의 젊은 남성 189명을 대상으로 비교 연구를 하였다. 그 결과 1주일에 15시간 이상 활발한 운동을 하는 남성 그룹에서 더 높은 정자 밀도를 보였다. 반면 1주일에 20시간 이상 TV 시청을 하는 그룹에서는 정자 밀도가 낮은 수치로 관찰되었다. 정자의 밀도는 남성의 가임 능력을 판정하는 주요 지표 중의 하나이다.

물론 몇 가지 연구를 가지고 쉽사리 어떤 운동이 더 좋을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보다, 활발하게 신체 활동을 하는 남성의 발기 능력과 정자의 질이 더 양호할 것이라는 예측은 할 수 있다.

사실 남성의 성기능은 혈액 순환과 밀접한 역할을 맺고 있다. 남성의 발기 과정은 음경의 해면체라 불리는 작은 혈관 조직에 피가 충만되어 딱딱해지는 과정이다. 따라서 심한 흡연을 하거나, 동맥 경화 혹은 고콜레스테롤 혈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서 발기력이 떨어진 소견을 흔히 보게 된다. 음경과 성기에 풍부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운동, 그 중에서도 특히 가벼운 러닝이나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은 골반과 성기의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줌으로써 남성의 발기능을 포함한 성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또한 어떠한 형태이든지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유지하게 될 경우, 몸의 각종 지표들이 호전되고 이로 인해 성기능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요즘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는 정력에 좋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행동을 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정력, 그러니까 남성 성기능에 가장 좋은 것은 다름 아닌 꾸준하고 지속적인 운동이다. 하루에 20분만 동안 빨리 걷기만이라도 실천을 해보자. 보다 더 활기찬 성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준석(비뇨기과 전문의)

*'글쓰는 의사'로 알려진 이준석은 축구 칼럼니스트이자,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다수의 스포츠 관련 단행본을 저술했는데 이중 《킥 더 무비》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