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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신수의 9월에 좌완 공포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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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노리스를 상대로 시즌 21호 홈런을 터뜨린 추신수 (사진=OSEN)


추신수는 본인을 두고 ‘좌완에 약한 타자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2011년 조나단 산체스의 패스트볼에 손가락을 맞은 이후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그가 좌투수에게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추신수의 연도별 좌완 상대 성적 (2012-2014)

2012: 타율 .199 출루율 .318 2홈런
2013: 타율 .215 출루율 .347 0홈런
2014: 타율 .236 출루율 .323 4홈런

그가 본격적으로 풀타임 출장에 나선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기록한 좌완 상대 타율은 .271. 추신수가 마지막으로 기록한 3할 시즌이 손가락 부상을 당하기 전인 2010년 이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올 시즌도 다르지 않았다. 초반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을 때도, 이후 미약하게나마 반등에 성공했을 때도 좌완 상대 성적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데뷔 이후 가장 높은 월간 타율을 기록 중인 9월, 그는 좌완에 약하지 않은 타자가 아니라 좌투수의 공을 잘 때려내고 있는 타자다.

추신수가 좌완을 상대로 또 하나의 홈런포를 때려냈다. 추신수는 30일(한국시간)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1회 상대 좌완 선발 다니엘 노리스의 초구 93마일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팀이 1회초 2실점을 허용한 직후 나온 홈런이었기에 더욱 값진 한 방이었다.

추신수는 4회 시즌 31번째 2루타를 때려내는 등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즌 타율을 .276으로 소폭 끌어올렸으며, 시즌 .838의 OPS는 어느덧 자신의 통산 OPS .836을 넘어섰다. 텍사스는 추신수의 활약을 앞세워 디트로이트에 7-6 승리를 거두고 4년 만의 지구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추신수는 이날까지 9월 좌완 상대 타율을 .383까지 끌어올렸다. 11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며 출루율은 정확히 5할이다. 한 때 플래툰 시스템이라는 족쇄에 갇힌 타자가 맞나 싶을 정도의 완벽한 성적이다. 이달 전 까지만 해도 .196에 머물렀던 좌완 상대 시즌 타율은 어느덧 .240까지 올라왔다. 아울러 이 달 기록한 5개의 홈런 중 3개를 좌완을 상대로 때려내며 올 시즌 6개의 좌투수 상대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3년간 기록한 홈런수와 같음과 동시에 지난 2009년 기록한 6개와 타이 기록이다.

이달 중순 글로브 라이프에서 만난 추신수는 여전히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추신수는 ‘내가 좌완을 상대로 3할을 기록할 수 있는 타자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항상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갖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최근 좌완 선발을 자주 만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도 도움이 되고 있었다. 추신수는 ‘아무래도 연달아 좌완 선발을 만나다보니 공이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좌완 투수가 가지는 가치 중의 하나는 바로 희소성. 하지만 텍사스는 이날까지 9월 치른 27경기 중 14경기에 좌완 선발을 상대하고 있다.

좌완 상대 반등에 성공하고 있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역시 두려움을 극복한 것이다. 한 때 좌완이 던지는 몸 쪽 공에 트라우마가 있음을 고백하며 심리치료를 받기도 했던 그는 ‘이제 몸 쪽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좌완이 나오더라도 타석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며 좌완 공포증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추신수가 때려낸 홈런은 좌완이 던진 몸 쪽 높은 패스트볼이었다. 추신수는 올 시즌 우투수를 상대할 때와는 달리 좌투수를 상대할 때만 팔꿈치 보호대를 차고 타석에 들어서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서는 ’좌완이 던지는 슬라이더를 조금이라도 오랜 시간 보기 위한 나름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좌완 상대 선전을 발판삼아 아메리칸리그 9월 이달의 선수상에도 가까워졌다. 그의 9월 성적은 .410의 타율과 5홈런 20타점. .410의 타율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 성적이며, .524의 출루율과 .610의 장타율은 각각 리그 1위와 2위에 올라있다(100타석 기준). 각각 8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호세 바티스타(토론토)와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가 뒤따르고 있지만, 나란히 기록 중인 .295의 타율은 물론 OPS에서도 추신수에 뒤져 있다. 현지 시간 남은 9월은 내일 하루뿐이다. 토론토와 볼티모어가 내일 더블헤더를 펼친다는 변수가 남아있기는 하나, 이변이 없는 한 2008년 9월 이후 7년 만에 추신수의 이달의 선수 상 수상도 가시권에 들어온 모습이다.

[헤럴드스포츠 = 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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