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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2일째] 포환던지기 샤탈로프 첫 금메달, 부상투혼 배유동은 아쉽게 최하위
11일 2015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가 본격적인 경기에 돌입했다. 유도를 제외한 8개 종목이 모두 11일부터 예선에서 돌입한 가운데 이번 대회 첫 메달이 육상에서 나왔다.

■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육상 포환던지기의 세르게이 샤탈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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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금메달의 주인공 세르게이 샤탈로프. 인천=임재원 기자

이번 대회 첫 메달은 정오가 채 되기 전 ‘종합스포츠대회의 꽃’ 육상에서 나왔다. 주인공은 남자 포환던지기 F11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한 세르게이 샤탈로프다.

이 종목은 시각장애인 포환던지기의 특성상 안대를 끼고 경기에 임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가이드가 동행한다고 하더라도 보고 포환을 던지는 것과 보지 않고 던지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도 많은 실격판정이 나오고 말았다. 아무리 고된 훈련을 거친 선수들이라 할지라도 긴장감까지 더해진 세계대회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금메달의 주인공인 샤탈로프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다른 선수들은 긴장감 해소와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기합을 넣기도 하지만 샤탈로프는 기합도 없이 단 한 번만 실격을 기록했을 뿐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다. 다른 선수들이 10m내외에 머무는 사이 샤탈로프 홀로 13.69m(2차시기)의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다. 참가 선수 중 체격이 작은 편에 속했던 샤탈로프였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은메달도 같은 러시아의 이고르 바스카코프가 차지했다.

한편 같은 시간에 펼쳐진 남자 높이뛰기에서도 러시아 선수들의 독주가 무서웠다. 20살의 어린 선수인 알렉산데르 소로킨이 1.85m를 뛰며 1,79m에 그친 안드레이 샤쉬코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포환던지기에 이어 남자 높이뛰기에서도 금·은메달이 모두 러시아 선수들이 차지한 것이다.

■ 금 노리던 배유동, 다리부상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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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 배유동. 인천=임재원 기자

샤탈로프가 대회 최초로 금메달을 딴 포환던지기 부문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선수가 있었다. 감독이라고 봐도 무방한 중년의 남성이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 보다 적게는 4살, 많게는 무려 25살 차이가 나는 이 선수가 바로 ‘한국 시각장애인 포환던지기의 에이스’ 배유동이다.

배유동은 1964년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 따지면 52세다. 선수보다는 코치 또는 감독이 더욱 잘 어울리는 나이다. 그러나 그의 선수로서의 열정은 끝나지 않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이기도 한 배유동은 세계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도전을 선택했다. 신체의 불편함은 물론이고 나이의 장벽까지 이겨내야 하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경기장 내 관중은 모두 배유동을 외치며 그의 선전을 기원했다.

그러나 결과는 다소 아쉬웠다. 6차시기까지 제대로 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실력이 부족해서도 긴장을 해서도 아니었다. 배유동의 오른쪽 다리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의 오른쪽 정강이에는 보호대가 착용되어 있었다. 대회 전부터 다리부상으로 병원을 오가야 했던 배유동의 고통을 보호대가 그대로 보여줬다. 대회참가를 위해 부상을 안은 채로 경기에 나섰지만 오른쪽 다리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고 그에 따라 포환 역시 멀리 나아가지 못했다.

누구보다도 배유동이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포환을 던질 때마다 연신 “아, 안 되겠다”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50이 넘은 나이에 과감히 도전했지만 부상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배어 있었다. 결국 배유동은 7명의 출전한 포환던지기에서 최하위에 머물며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헤럴드스포츠(문학)=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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