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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알 대패와 바르샤-ATM 대승, 며느리도 모르는 라리가 순위판도
라리가의 판도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리그 초·중반까지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공식전 22연승을 기록하며 독주체제를 갖추는 듯 했지만 발렌시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M) 등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레알 마드리드가 주춤한 사이에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와 ATM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레알의 턱밑까지 쫓아오게 됐다. 지난 시즌만큼 재미난 경쟁을 하고 있는 상위 3팀의 상황을 정리했다.

‘불안한 1위’ 레알 마드리드(18승 4패 승점54점 70득점 22실점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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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에게 라모스-페페의 부재는 너무나 뼈아프다. 사진=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

새해가 되기 전까지 레알의 독주체제가 예상됐다. 공식전 22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고, 이번 2014-15시즌 첫 엘 클라시코에서도 3-1로 완승을 거두었다. FIFA 클럽 월드컵까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하며 기분 좋게 2014년을 마감했다.

지난 해에 모든 기운을 다 쓴 탓일까. 2015년에 들어서면서 레알의 경기력은 급격히 하락했다. 새해 첫 리그경기였던 발렌시아 전에서 1-2로 일격을 당하더니 ATM과의 국왕컵 16강전에서도 1·2차전 합계 2-4로 패하며 일찌감치 탈락했다. 리그에서 복수를 다짐했지만 오히려 0-4로 대패했다. 이래저래 체면이 서지 않는 세계 챔피언이다.

더욱 뼈아픈 점은 부상자들의 속출이다. 페페가 갈비뼈 부상을 당한 데 이어 지난 5일 세비야 전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세르히오 라모스가 각각 종족골 골절과 좌측 다리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두 선수 모두 최소 5주 이상의 결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으로 챔피언스리그 16강, 엘 클라시코 등 중요한 경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주축 선수들의 부상은 더욱 치명적이다.

‘에이스’ 호날두가 흔들리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다. 지난 코르도바와의 경기에서 항의하던 크레스포의 얼굴을 주먹으로 밀쳐 퇴장을 당했고 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호복서’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얻었다. 복귀전이었던 지난 ATM과의 리그경기에서는 어떤 존재감도 보여주지 못하며 팀의 0-4 완패의 원흉이 됐다. 최근 오랜 연인이었던 이리나 샤크와 결별한 것이 경기력에 영향이 간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선수를 수성하기 위해서는 라모스의 공백을 잘 메우는 것이 시급하다.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공백은 이스코가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 그러나 페페도 빠진 상황에서 라모스까지 빠진 중앙 수비진은 매우 헐거워졌다. ATM에게 4골이나 허용한 것도 이와 상통한다. 어린 조합인 바란 - 나초가 라모스가 돌아올 때까지 얼마나 안정감을 보여주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MSN’ 극대화로 선두 탈환 노리는 ‘ATM 사냥꾼’ FC바르셀로나(17승 2무 3패 승점53점 62득점 13실점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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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를 이끌고 있는 MSN조합은 현존 최강의 공격진으로 평가받는다. 사진=바르셀로나 홈페이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가 리그 초·중반 잘 나갔던 것과는 달리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답지 않았다. 말라가, 헤타페 등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팀들에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수아레즈의 데뷔전이기도 했던 엘 클라시코에서도 1-3으로 완패했다. 심지어 셀타비고와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도 패하며 일찌감치 리그 우승은 물 건너간 듯 했다.

그러나 최근 바르샤가 다시 살아났다. 레알 소시에다드 전 충격패가 강한 자극제가 된 모양이다. 이후 공식전 9경기에서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9경기 동안 무려 경기당 3.78골을 퍼부었다. 약체와의 경기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트로피를 가져간 ATM과 무려 3차례 맞붙어 모두 승리를 가져갔다.

바르샤가 본래의 경기력을 되찾은 데에는 역시 MSN(메시, 수아레즈, 네이마르)조합의 힘이 컸다. 초창기에는 메시가 중앙에 서고 네이마르와 수아레즈가 각각 측면에 섰지만 메시가 오른쪽으로 옮겨간 이후 완전체가 됐다는 평가다. 메시는 오른쪽에서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맡으며 실질적인 플레이메이킹도 담당하고 있다. 주춤했던 득점포(물론 메시라는 기준 하에 주춤하다는 뜻)도 다시 살아나며 어느새 호날두를 5골 차로 따라잡았다.

라키티치의 분전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시즌 바르샤는 ‘패스 마스터’ 사비의 급격한 노쇠화로 어려운 경기를 해야만 했다. 경기당 11~12km를 뛰던 사비의 활동량이 급격히 줄었고, 패스의 정확도도 예전만 못하다보니 특유의 티키타카가 발휘되지 못했다. 사비의 부진은 곧 이니에스타와 메시의 부진과도 연결됐다.

그러나 라키티치가 중용되면서 고민은 해결됐다. 세비야 시절 보여주던 플레이메이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사비와 이니에스타의 스타일을 반쯤 섞어놓은 듯한 플레이로 바르샤 스타일에 완벽히 적응했다는 평이다.

이제야 본디 모습을 되찾은 바르샤가 우승하기 위해서는 다음달 23일에 있을 레알과의 일전에서 승리를 거둬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가 아무리 침체기라고는 여전히 지상 최고의 강팀이다. 앞으로의 일정에서 비야레알 정도를 제외하곤 까다로운 팀이 없을 정도로 레알의 일정은 나쁘지 않다. 결국 그 말은 바르샤와의 경기 전까지는 레알 마드리드가 선두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수비진을 더욱 견고히 할 필요성이 있다. 마스체라노, 피케, 마티유 등이 이끌고 있는 바르샤의 수비진들이 리그 최소 실점을 이끌고 있지만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는 그렇지 못했다. BBC라인(벤제마, 베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봉쇄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 최대 숙제가 될 것이다.

바르샤가 우리 킬러? 우리는 ‘레알 킬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16승 2무 4패 승점50점 47득점 20실점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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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ATM, 지난 시즌의 우승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사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페이지

지난해 레알과 바르샤가 독점하던 신계에 입성한 ATM은 이번 시즌 역시도 우승을 노리고 있다. 선수층은 두 팀에 비해 약하지만 시메오네 감독의 지휘력으로 기복이 적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 특히 ‘공격수 제조기’라는 별명을 이번 시즌에도 증명하고 있다.

지난 시즌 ATM의 무서운 돌풍을 이끌었던 디에고 코스타가 첼시로 이적하면서 공백이 예상됐지만 영입한 공격수들이 잘 메워주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각각 영입한 마리오 만주키치와 앙트완 그리즈만이 리그에서 27골을 합작했다. 여기에 ‘엘니뇨’ 페르난도 토레스마저 부활하며 어느 누가 출전해도 무서운 공격진이 되었다.

유난히 올 시즌 ATM은 레알에 강하고 바르샤에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공식전 4승 2무로 압도적 우위를 가져가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한 뒤 한풀이라도 하듯 레알 상대로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바르셀로나를 만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최근 한 달간 무려 3차례나 대결을 펼쳤지만 단 한 경기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디에고 고딘과 주앙 미란다가 이끄는 짠물 수비진들은 바르샤만 만나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 특히 리오넬 메시의 현란한 드리블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결국 ATM이 이번 시즌에도 우승컵을 가져가려면 ‘바르샤 공포증’을 해소해야 된다. 이미 ‘선두’ 레알 마드리드와의 리그 경기는 끝났지만 FC바르셀로나와는 아직 한 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최근 바르셀로나와의 3경기에서 7실점(경기당 2.33골)이나 허용했다. 이미 ATM 특유의 선 수비-후 역습은 바르샤에게 간파 당했다. 시메오네 감독이 얼마나 달라진 전술로 바르샤를 상대하느냐가 우승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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