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LG는 파죽의 13연승을 질주하는 등 40승 14패로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단연 이번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다. 지난 시즌과 다를 바 없는 주전라인업을 확보했고, 'LG의 기둥’ 김종규가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경험하며 한 단계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는 2014-2015시즌 시작 56일 만에 지난 시즌의 전체 패배 수에 해당하는 14패(8승)를 기록했다. 패배에 익숙지 않은 LG인 까닭에 충격은 배가 됐을 터다.
LG가 허무하게 무너진 분명한 이유가 있다. 줄부상이 가장 컸다. 사실 LG는 지금까지도 부상의 암초를 걷어내지 못했다. 데이본 제퍼슨과 양우섭, 문태종이 크고 작은 부상에서 돌아와 코트를 누비고 있지만 김종규와 기승호의 신음은 계속되고 있다. 우승멤버를 갖추고도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김종규(왼쪽)는 지난해 11월 29일 KCC와의 홈경기에서 오른쪽 발목 인대가 손상 돼 15경기째 결장하고 있다. 기승호(오른쪽)는 지난 10월 4일 오리온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오른쪽 발목 비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사진=KBL 제공.
3년차 ‘장신가드’인 유병훈도 빠질 수 없다. 유병훈은 제퍼슨과 함께 LG의 기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새해 3경기에서 평균 13득점, 4.3리바운드, 3.3어시스트로 제 역할 이상을 해주고 있다. 지난 2일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풀타임을 소화한 유병훈은 20득점을 몰아치며 김진 LG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유병훈은 “오늘 경기로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 팀 내 많은 대화를 통해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더욱 적극적으로 임해서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도록 하겠다”라며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살아난 LG는 남은 경기 도약만을 꿈꾼다. 사진=KBL 제공.
LG는 현재 15승 20패로 7위에 머물고 있다. 공동 5위인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와는 2.5게임 차. 여기에 4위 오리온스와도 3.5게임차에 불과해 6위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LG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약간 늦은감이 있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남은 시즌이 더욱 재미있을 것”이라며 LG의 매서운 기세를 인정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LG다. LG가 시련의 계절을 멈추고 지난 시즌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송골매의 비상은 후반기 핵심 관전포인트다.[헤럴드스포츠=정성운 기자]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