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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중국의 전격적인 공무원 골프 금지령, 그 여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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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 정부가 최근 공무원 골프 금지령을 발표했다.어떤 여퍄가 있을 지 관심이다. 사진은 중국의 내셔널 타이틀인 볼보 차이나 오픈 경기 장면.


공무원의 골프 금지령은 한국 만의 일이 아닌가 보다. 최근 중국 광둥성 정부가 공무원들의 골프 금지령을 발표했다. 영국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반부패국은 일주일전 “공무원들이 근무시간 중 골프 관련 이벤트에 참여해서는 안되며 동료들과 골프를 쳐도 안되고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해서도 안된다”고 선언했다.

광둥성은 중국에서 가장 먼저 무역이 시작된 지역으로 중국의 골프가 태동된 곳이기도 하다. 광저우의 중산온천 골프장은 중국 최초의 골프장이다. 중국의 자본가가 밀집된 지역인 광둥성은 중국 내에서 골프장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 광둥성 정부의 이번 발표가 중국 골프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전역의 주요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는 물을 많이 쓰는 골프장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 물과 땅을 놓고 농민들과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 그리고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비료와 살충제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고도 본다. 13억 인구를 먹여 살리는 것이 중국 정부의 가장 큰 임무인 것을 고려할 때 중국의 골프 금지령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조치였다.

중국 정부는 2004년 전격적으로 골프장 건설 금지령을 내렸다. 당시 중국 국무원은 경작지의 사사로운 점용과 농민 이익 침해 등을 이유로 신규 골프장의 건설 뿐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골프장 공사에도 중단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그 뒤에도 골프장은 3배 이상 증가했다. 중앙 정부의 정책이 먹혀 들지 않았던 것이다. 지방 정부에서 다양한 편법을 동원해 골프장 건설을 묵인해 준 결과 불법 골프장이 난립한 것이다.

이런 일은 당분간 반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 정부는 올 초 몇 개 골프장에 대해 패쇄 조치를 내렸다. 시진핑 주석의 집권후 계속되고 있는 대대적인 반부패 정책으로 인해 ‘눈 가리고 아웅’ 식 역사는 반복되기 힘들 듯 하다. 중국 최고 권력자의 눈에 골프는 부패 척결의 상징성이 강한, 아주 좋은 타겟인 것이다.

중국의 공산화를 이끈 마오쩌둥 주석은 당시 골프를 '백만장자를 위한 운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1984년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정책으로 골프는 중국 땅에서 해금(解禁)됐다. 그리고 정확히 30년 뒤 시진핑 주석에 의해 다시 족쇄가 채워지고 있다. 중국이나 한국이나 지도자의 생각이 골프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는 점은 유사하다.

문제는 중국이 세계 골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한국에서 드러난 것처럼 공무원의 골프 금지령은 골프산업 전반에 타격을 준다. 중국도 골프를 통해 접대를 하고 비지니스를 하는 패턴이 한국과 비슷하다. 중국은 전 세계 골프산업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미국PGA투어는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 등 슈퍼스타를 앞세워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선 지 어언 20년이 넘었다. 중국의 공무원 골프 금지령은 많은 이들에게 불면의 밤을 선사할 듯하다. [헤럴드 스포츠=이강래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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