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댓글로 보는 스포츠] 사자성어 스포츠
이미지중앙

태극기와 나란히 계양된 인공기

좌우지간
*'인공기 논란'에 AG경기장 인근 참가국기 모두 철수(9월 10일, 연합뉴스)
인천 아시안게임에 난데없는 정치바람이 불었다. 일단 이렇게 되면 꼴불견일 가능성이 높다. 내용을 보면 소싯적 운동회에서 본 만국기처럼 아시안게임에서 모든 참가국의 국기를 계양한다. 문제는 우리의 동포이자 대치 중인 북한. 북한도 참가국이니만큼 국기가 걸렸는데, 이를 두고 보수단체의 항의가 빗발. 이에 조직위원회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참 꼬리 가볍다! 훼손 우려를 핑계로 참가국 전부의 국기를 내리기로 결정했다는 뉴스.

기원전 776년 전 시작한 평화의 상징 올림픽, 그 숭고함을 이은 아시아인들의 잔치에서 평화 대신 소모적인 이념논쟁이 발생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이런 거 좋아한다. 자연히 댓글전쟁이 발발했다. 평소 100건 내외의 리플이 달리는 아시안게임 뉴스에 4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EPL(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수준의 높은 관심도.

‘북한이 언제부터 국가였냐???(흐음)’
국가론부터 시작해서(대한민국 헌법 제3조 참조),

‘OOO들. 빨갱이. 국기. 철수해라(kore****)’
참 오래도 우려먹는 '전통의 빨갱이'까지!!

'02년도 22사 공병대 25톤 트레일러 운전병입니다. 나라에서 정한 주적이 누구요? 북한 당.정.군 입니다. (중략) 그로인한 무고한 북한시민 그리고 한국사회의 긴장고조 및 불필요한 군사비 증강 강대국들의 숟가락얹기... 등등 글로 표현 못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위의 그저 욕 만하면서 공감 구걸하는..(25to****)'
이에 다소 과격한 부분을 훈계하는 댓글러도 등장(본인을 선비라고 칭했다).

‘참으로 어이없는 상황이네 이러면 국제대회를 왜 개최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가네 스포츠는 스포츠이지 거기에 웬 정치를.... 참으로 걱정스럽구나.(깔쌈보이)’

개그는 개그이듯이, 스포츠도 스포츠일 뿐이다. 가만! 이거 혹시 조직위원회나 혹은 정부 차원에서 좀처럼 열기가 오르지 않고 있는 아시안게임을 홍보하기 위해서 노이즈 마케팅을 시도한 것이 아닐까? 황당한 음모론으로까지 상상이 번졌지만, 우리 조직위원회나 보수단체들이 그렇게까지 하실 것 같지는 않다. 확실한 건 인공기 본다고 북한 추종할 사람은 많지 않은 듯싶다.


이미지중앙

세계 최고의 선수중 하나로 꼽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난형난제

*치차리토 “호날두가 세계최고, 메시는 그 다음” (9월 10일, 인터풋볼)
세상에는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라이벌이 있기 마련. 이미 전설이 돼 버린 복싱의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즈, 영화소재가 된 국내야구의 선동렬과 최동원, 달리기엔 토끼와 거북이(?)가 있다. 그리고 축구에는 호날두와 메시가 현재진행형이다.

멕시코 대표 출신의 스트라이커 하비에르 ‘치차리토’ 에르난데스가 레알 마드리드 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단언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코리아의 속담을 제대로 입증한 것. 그는 “호날두가 의심의 여지 없이 세계 최고다. 만약 내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 이상한 일일 것이다. 메시도 훌륭한 선수지만 호날두 뒤에 있다”라며 호날두를 극찬. 하지만 이는 거꾸로 메시 진영을 자극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양 선수 팬심에 불타 올랐다.

‘댓글 싸움 구경 왔습니다.(딱히별명이랄것도없음)’
이 스탠스가 제일이다. 역시 싸움구경이 최고!

‘댓글라시코 진행 중인가요? 생중계 보러 왔습니다.(kjhb****)’
같은 구경이라도 품격을 높였다. 댓글라시코는 앨클라시코처럼 댓글로 맹렬이 싸운다는 뜻. 엘클라시코는 스페인어로 '고전의 승부'라는 뜻으로 라리가의 바르샤와 레알 마드리드의 더비를 말한다.

‘오늘 한글고자 없나..... 메시가 낳냐 호날두가 낳냐..... 메날두 잉태설 뿜어내는 애들 안 왔나ㅋㅋ(느낌아니까)’
심지어 세종대왕 팬클럽은 맞춤법 검사까지 하고 있다. 누가 나은지보다 싸움 자체가 흥미로운 지경.


이미지중앙

FC 바르셀로나 후베닐 A(스페인) 소속의 이승우

육두문자

*'메시 후계자' 이승우, 한국 축구에 없던 골 '기염' (9월 14일, OSEN)
'슈퍼 유망주' 이승우(FC 바르셀로나 후베닐 A)가 사고를 쳤다. 한국의 16세 이하 축구 대표팀이 14일(한국시간) 태국 방콕 라자만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8강전에서 이승우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승리.

경기의 백미는 이승우가 60m 단독 드리블로 수비수 3명을 따돌리고 키퍼마저 제치는 장면. 마치 메시가 강림한듯. 남의 나라 메시를 위해서도 댓글전쟁을 마다하지 않는 코리언 축구 댓글러들, 가만히 있으면 업무상 과실이다. 앞길이 창창한 꿈나무에게 다양한 댓글을 안겨줬다. 그리고 누리꾼들의 관심은 생뚱맞게도 이승우의 독백 장면에 주목했다. 독주가 아니라 독백 말이다.

‘(이승우가)마지막에 씨* 하는 거 본사람ㅋㅋㅋㅋㅋㅋ(hq75****)’
독순술(讀脣術)의 대가가 불을 지폈고,

‘이승우가 욕 을하든 뭘 하든 저 나이에 욕 안 해본 놈 있냐? X선비질 잼. 난 오히려 이승우가 욕한 게 반가운데. 어렸을 때 가서 스페인어로 욕 할 수도 있는데 ㅋㅋ 한국인임을 잊지 않아서 좋다. 갓승우 일본 발라줘서 진짜 고맙다.(neveah)’
오... 특이한 견해. '한국욕' 이 세 음절 중에서 마지막 음절은 무시하고 앞 두 음절만 강조하며 민족주의로 질주했다. 기억하는가? NC의 찰리가 한국어 욕으로 주목받지 않았던가. 언어야 어찌됐건 욕 잘못하면 사과하고 어쩌고 몸이 피곤해진다.

‘얘 군대 보내지 마라 내가 대신 간다.(chip****)’
진짜? 벌써 병역문제까지 제기됐다. 이승우 어쨌든 기대된다.


이미지중앙

15일 QPR과의 경기에서 활약한 앙헬 디 마리아

택배기사 골문반송

*맨유의 2600억원 도박, '성공' 가능성 밝혔다 (9월 15일, 엑스포츠뉴스)
‘갓거슨’이 계실 때 와 달리 침몰하고 있는 맨유. 앙헬 디 마리아, 라다멜 팔카오 등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하며 도박판에 뛰어들었다.

15일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4라운드 QPR(퀸즈파크레인저스)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타짜냐 졸부냐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다행히 시즌 4경기만에 맨유의 첫 승.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맨유. 하지만 상대가 너무 약했다. 자연 네티즌의 비난도 거셌다.

‘QPR은 원래 승점자판기 아님? ㅋㅋ(안녕디지몬)’
QPR은 EPL 최약체 중 하나. 박지성이 뛰었던 바로 그 팀. 보고 있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드는 특별한? 기술을 펼치곤 한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말로 '의미 없다!'는 것.

‘ㅋㅋㅋ겨우 큐피알 잡고 이딴 기사 나올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디마리아 월클(월드클래스)임. 택배기사. 근데 앞에 애들이 반송 몇번씩 함. ㅋ (알로너)‘
골을 배달하는 택배기사 디 마리아와 골문 앞에서 주구장창 반송만 하는 맨유 선수들. 이것도 보시에 좋지 않으시다면 한국 국대는 어떻게 보나? 어쨌든 4-0 승리니 친절한 택배기사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헤럴드스포츠=정근양 노유리 기자]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