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미 대선 임박…협상력 높이고 현 상황 탈피 의도”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현재까지 초기 판단한 것으로는 신형 고체추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훈련을 단행했을 당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사진.[연합] |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현재까지 초기 판단한 것으로는 신형 고체추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31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이 ICBM을 발사한 의도에 대해 “미국 대선이 임박해 있는 시점에서 북한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판단과 현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이벤트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12축짜리 텔(이동식발사차량)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로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고도 7000㎞까지 상승한 것으로 판단했는데 우리 군의 판단은 어떤가에 대한 질문에 이 실장은 “유사한 판단을 하고 있다”며 북한 미사일 상승 고도를 간접적으로 밝혔다.
그러면서 “무기 개발을 위해서 더 멀리, 더 높이 쏘기 위한 시험을 했다고 보고 있다”며 “이번 ICBM에 대해서는 이미 개발이 상당 부분 진척이 됐고 많이 완성을 했기 때문에 굳이 러시아가 정보나 자료, 기술을 제공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참은 “우리 군은 오늘 7시 10분께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되어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미측과 긴밀한 공조하에 탄도미사일 발사준비 활동을 추적해 왔다”며 “한미일은 당국은 공동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으며, 발사된 북한 탄도미사일 경보정보는 실시간 한미일 3자간 긴밀하게 공유됐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했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한미 국방장관은 미측 전략자산 전개 하 연합훈련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강력하게 시행해 동맹의 대응의지를 현시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며 “탄도미사일 기술활용과 과학 및 기술협력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8일 이후 43일만이다.
당시 북한은 탄두가 4.5t에 달하는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를 발사한 바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생각보다는 강도가 높은 수준의 도발”이라며 “자신들의 존재감도 과시하면서 미국 대선 이후까지 고려한 다목적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ICBM 정상각도 발사나 핵실험 등의 고강도 도발을 하면 아예 판을 깰 수 있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도발을 한 것”이라며 “최근 김정은이 우라늄 농축시설과 탄도미사일 기지를 공개하는 일련의 행보 연장선장에서 미국의 대선이 끝나면 핵 협상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정도의 계산된 도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시각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쏠려 있어 시선을 분산시키고 다시 자신들에게 집중하기를 바라는 차원일 수 있다”며 “자신들의 러시아 파병을 두고 한미가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메시지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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