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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민순 “대북 정책 패러다임 바꿔야”…김성환 “中관계 세밀하게 관리해야”
유명환 “자유민주주의 가치 수호해야…대가도 감내”
윤병세 “인태지역, 21세기 지정학의 진원지가 될 것”
전직 외교부 장관 4인, 외교 최우선 과제 고찰
[제주포럼 2024]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 위한 지혜
30일 오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주포럼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의 실현을 위한 지혜' 세션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좌장 손지애 외교부 문화협력대사,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김성환 전 외교부 장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서귀포)=최은지 기자]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30일 현 남북관계에 대해 “대북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통일을 먼 미래의 일로 생각하고 장기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제주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19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2024’에서는 송민순·유명환·김성환·윤병세 등 4인의 전직 외교장관이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의 실현을 위한 지혜’를 주제로 마련된 특별세션에서 우리 외교의 최우선 과제를 논의했다.

송 전 장관은 “미중 관계나 현재의 세계 질서를 생각하면 남북관계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의지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관리해 나가야 한다”며 “북한의 경우 위성 발사를 무조건 하려고 할 것이며, 이 전제 하에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그동안 진보는 교류협력을 통해 비핵화를 추구하고, 보수는 압박을 통해 비핵화 및 붕괴를 추구해 왔는데 양 노선 모두 실패했다”며 “기본 틀에서 바꿔봐야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은 세계적 위기 속에서 우리는 지정학적 측면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 전 장관은 “일본은 과거 냉전 시대에도 방위비가 GDP 1%를 초과한 적이 없는데 기시다 정부는 2%까지 증가시키려 하고 있고, 일본은 위협받을 때 적의 기지를 노릴 수 있도록 ‘보통국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는 일본의 안보를 보호하고, 미국의 동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오키나와에서 개최된 미일 군사훈련은 미국의 요청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일본 스스로도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방위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며 “미일 동맹은 ‘글로벌 동맹’이 됐다”고 진단했다.

유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물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여하고, 우크라이나 방문 등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이에 대해 다소 불편함을 피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주변 미·일·중·러와 동일한 입장에서 대응하기 어렵고, 어느 한 편에 서야 하는 처지”라며 “우리가 자유 세계 시장 경제에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로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대가도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환 전 외교부 장관은 “미중 관계가 안정될 때 한반도의 상황 역시 가장 안정적이라는 점이 역사적으로 증명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하면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관계에 대해 신냉전체제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과거 냉전 시대에는 교역이나 무역이 아예 없었던 것을 볼 때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라면서 “하지만 북한은 신냉전체제를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한미일 대 북중러 간 대결 구도로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중국은 그동안 우리의 가장 큰 교역국이었으나, 중국에 대한 교류 비중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수출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수입은 증가하고 있으며, 수입하는 물품 또한 우리 주력 수출품의 주요 중간재이므로 중국과의 관계를 세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현 국제정세를 “온 사방에 불이 붙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중 전략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국제질서는 다극화된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생각되며, 인도태평양 지역이 21세기 지정학의 진원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미중 관계는 관리 모드로 전환되고,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보호주의, 자국 우선주의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앞으로는 첨단 기술이 가장 중요할 것이고 외교와 경제, 그리고 국내 정치의 영향이 매우 중요하다”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역할과 이들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새로운 전략적 협력, 심지어 이란까지 가담하여 하나의 축을 형성하여 더 어려운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러한 여러 흐름들이 윤석열 정부가 글로벌 중추 국가를 추진하게 된 지정학적 배경”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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