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은 21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가미카와 요코(上川 陽子) 일본 외무대신과의 첫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외교부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가미카와 요코(上川 陽子) 일본 외무대신과의 첫 대면 회담에서 “일북(북일) 관계에 대해서도 한일이 계속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30분간 개최된 취임 후 첫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북일 평양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양국 간 대화가 이어지는 상황과 관련해 이렇게 언급했다.

양 장관은 최근 북한이 호전적 인사와 도발로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을 규탄하고, 한일·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복귀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납치 피해자 문제를 비롯해 억류자, 구군포로 등 다양한 북한 인권 사안에 대해 한일이 협력해 문제 해결에 기여해 나가자고 했다.

또한 양 장관은 한국이 의장국을 맡고 있는 한일중(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최근의 진전사항을 공유했다”며 “조속한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의견을 같이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3국은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한 합의를 재확인했었다.

양자 현안과 관련해서는 입장차를 확인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측이 처음으로 일본 기업 히타치조선의 공탁금을 배상금으로 수령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양측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 외무성은 가미카와 외무상이 “일본 기업에 부당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윤덕민 주일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우리 정부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가 진행된 것”이라며 “강제징용의 확정판결 관련해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원고분들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한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조 장관은 22일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중앙정부 고위급 인사가 참석할 예정인 데 대해 항의하고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 영토”라고 재차 강조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지난달 30일 국회 외교연설에서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양국 관계에 대해 조 장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정상을 포함해 각급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며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고, 양국 간 견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엄중한 국제정세 속에서 다양한 과제에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자고 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조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며 올해에도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혀 연계를 심화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 장관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로 발전하기 위해 외교당국간 지속 소통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