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평양을 방문 중인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을 지난 26일 만나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북중이 수교 75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교류 확대를 시작한 가운데 미국이 중국에 대북 영향력 행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북한이 연일 한미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어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2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일국 체육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의 체육성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27일 비행기를 이용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 중국 외교부 대표단은 지난 25일 방문해 27일 귀국길에 올랐다.

북한은 양국 외무성, 체육성 간 방중 및 방북 교류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북중 친선의 해’를 선포한 만큼 양국 교류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전 분야에 걸쳐 활발하게 논의를 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평양을 방문한 쑨 부부장은 26일 파운터파트인 박명호 외무성 부상과 회담을 했으며, 최선희 외무상과도 만났다.

노동신문은 “두 당, 두 나라 수뇌분들의 숭고한 의도를 받들어 조중외교관계 설명 75돐이 되는 올해를 ‘조중(북중) 친선의 해’로 뜻깊게 기념하며 공동의 핵심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전술적 협동과 공동보조를 계속 강화해 나갈 입장이 표명됐다”고 밝혔다.

차관급 회담에서는 “‘조중 친선의 해’ 운영과 관련한 문제들을 토의하고 각 분야에서 두 나라 사이의 친선적 교류와 실무적 협조를 확대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동북아시아 지역 정세를 비롯한 여러 지역 및 국제 문제들에서 두 나라 외교부문들 사이의 협력이 가지는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북중 간 접촉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요청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 위원(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지난 26~27일 태국 방콕에서 12시간 회동했다.

미중 양측에 따르면 이날 회동에서 북한 문제도 의제로 올랐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27일(현지시간) “우리는 최근 북한의 무기 테스트와 북러 관계 증진, 그것이 김정은의 의도에 대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깊이 우려한다”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감안해 우리는 이런 우려를 중국에 직접 제기했으며, 양측 대표 간에 이런 대화가 계속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미국의 요구대로 전향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이 미국측의 요청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밝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한미를 향해 연일 위협적인 언사를 가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한미 간 사이버동맹훈련과 연합전투사격훈련, 연합해상훈련, 연합공중훈련 등을 열거하며 “미국과 괴뢰 대한민국 족속들에게 다시 한번 경고하건대 만약 전쟁의 도화선에 불꽃이 이는 경우 우리의 무자비한 정벌의 목표로 될 것”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