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제 강제동원 군수기업 후지코시 상대 손배소송 상고심 선고를 마친 뒤 피해자 김정주(앞줄 왼쪽부터), 김계순, 이자순 할머니와 유족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우리 대법원이 25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군수기업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피고 기업에 대한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일본이 이에 대해 반발하자 우리 외교부는 양국 간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일 간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날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유족이 일본 군수기업 후지코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3건의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후지코시는 피해자 1인당 8000만원∼1억원씩 총 21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소송을 낸 원고는 41명, 그중 직접 피해를 당한 이는 23명이다. 피해자 중 현재 8명만 생존해 있다.
피해자들은 1944년부터 1945년 사이에 후지코시 도야마 공장에 동원된 강제 노동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과 유족이다. 이들은 강제 동원으로 입은 피해를 배상하라며 후지코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후지코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또는 시간 경과로 원고들의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주장하며 판결에 불복했지만, 이날 대법원도 피해자 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처음으로 최종 승소한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까지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 사유’가 있었기 때문에 청구권이 시간 경과로 소멸했다는 일본 기업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고 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극히 유감스럽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6일에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관련 소송에서 원고가 승리할 경우 판결금과 지연 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뜻을 이미 표명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대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