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장관 회담 및 공동기자회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미 외교부 장관은 9일 “북한의 소위 위성발사체 발사를 포함해 일체의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한미일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해 크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이날 회담은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박 장관은 “한미 양측은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확장억제실행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정상 간 합의 사항인 워싱턴선언이 충실히 이행되는 점을 평가했다. 박 장관은 지난 7월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5월 한미 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의 한국 개최 40여년 만에 미 전략핵잠수함 기함, 전략폭격기 최초 국내 착륙 등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는 북한의 어떠한 위협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한미동맹의 강력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한미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단념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 경주할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보유를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북 군사협력은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전세계의 심각한 위협”이라며 “최근 한미일 외교장관은 러북 무기거래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해 단호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박 장관은 중동 정세와 관련해 “우리는 이스라엘에 가해진 무차별적인 공격을 규탄한다”며 “무력충돌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국제인도법을 준수해 민간인 보호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미국 시민을 포함한 모든 인질이 조속히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했다.
이어 박 장관은 “인도적 목적을 위한 일시 교전 중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중동 정세의 안정화와 인도주의적 위기 해소를 위한 블링컨 장관의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두 국가 해법’을 기초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과 꾸준한 소통을 통해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자 하는 미측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며 “우리도 상호 존중에 기반해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는 것을 미측에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 및 자율성의 책임 있는 군사적 활용에 관한 정치적 선언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내년에 우리가 주최하는 고위급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수립한 미래 비전을 바탕으로 한미동맹 발전에 견고한 흐름세를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며 “양국은 자유, 법치, 인권이라는 핵심 가치를 토대로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수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계속해서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장관은 정상 간 구축된 신뢰와 유대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기로 하고, 양국 외교부 간 정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3국 외교장관이 만나기로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블링컨 장관은 “한미 양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비 증강에 대한 우려 상황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다”며 러시아가 군사기술을 북한에 이전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우리가 전략적으로 함께 공유하는 중국의 접근법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문제와 관련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전략적으로 실패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역내 파트너들이 더욱 가까워졌고,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AP4)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정규적으로 참여하는 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동 사태와 관련해,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해 하마스 테러를 규탄하고, 민간인 인도지원을 지급하는 방안, 역내 순방 결과에 대해 말씀드렸다”며 “어떻게 지속적으로 중동 평화를 만들지에 대해 토론했다”고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만나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 |
불링컨 장관은 북러 무기거래 관련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하는 방안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대량살상무기를 계속 추구하는 것은 여러 가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배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고 안전을 저해하는 것”이라며 “전술적 핵무기 개발까지 감안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문제에 대해 다양한 차원에서 중국과 고위급 단위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중국이 안정을 중시한다면, 북한이 불안정 야기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과 독특한 관계라 영향력 있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측에 건설적 역할을 수행할 것을 계속 강조하고, 위험한 행동에서 북한이 발을 떼도록 중국의 역할을 계속 요청하고 있다”며 “(한미가) 내년 유엔 안보리에서 함께 중국의 역할을 계속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