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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북’ 라브로프, 올해 박진과도 두 차례 만나…“한러 관계, 안정적 관리”
라브로프, 올해 박진과 두차례 만나…다자회의 계기 스킨십
우리 국민·기업 보호 및 북핵문제 협조 위해 ‘러 관리’ 필요성
박진 특유의 친화력으로 대화 이어져…러일 관계와도 비교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면담했다. [외교부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틀간 일정으로 평양을 방북하면서 한러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큰 틀에서 북중러가 전략적 밀착 구도를 형성하며 한미일 협력에 대응하는 구도이지만, 양자 관계에서 한러 관계는 미국과 러시아, 일본과 러시아의 관계에 비교할 때 외교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지만 러시아내 우리 국민과 기업을 보호하고 북핵문제 협조를 위해 외교적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러 관계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의 지속적인 스킨십으로 관리되는 국면이다.

박 장관은 지난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라브로프 장관을 면담했다. 박 장관은 우리 국민의 안전 문제와 우리 기업 애로사항 해결방안을 협의하고, 러북 관계와 관련해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가운데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서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연쇄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환영 리셉션과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계기로 만났다. 박 장관은 한국이 내년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는 만큼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소통하면서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외교 채널을 통해 소통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가치외교를 중시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선명한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양 장관이 자주 만난 것은 박 장관 특유의 친화력과 적극성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자회의 특성상 알파벳 순서로 자리가 배치되면 박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이 나란히 앉는 경우가 있다. 양자 회담 이외에도 다자회의장에서 계기가 될 때마다 박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는 이유다.

박 장관 취임 첫 해인 지난해에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라브로프 장관과 꾸준하게 만났다.

지난 18일 저녁 평양에서 열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 환영 연회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라브로프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연합]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를 방문한 계기로 북러가 밀착하는 상황에서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는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을 예의주시하며 경계해야 하지만, 동시에 북한과 접촉을 늘리는 러시아를 지렛대로 북핵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북한에 전달하고 대화의 장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가 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러 관계가 관리되고 있는 것은 러시아의 반응을 통해서도 가늠할 수 있다.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했을 때에도 러시아는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다.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안드레이 루덴코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은 한국이 원할 경우 김 위원장 방러에 관한 세부 사항을 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긴밀하게 진행되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루덴코 차관의 발언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의 한국에 대한 스탠스는 일본과도 비교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우크라이나 방문에 반발해 러시아는 동해상에 전략폭격기 TU-95MS 2대를 띄웠다. 러시아는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방류를 개시하자 수산물 수입금지 검토에 나섰다.

북러 정상회담 후 방한을 조율했지만 연기된 루덴코 차관의 방한이 이뤄지면 안정적인 한러 관계의 상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루덴코 차관의 방한은 북러 정상회담 이전부터 조율됐던 일정이지만, 북러 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늦춰지게 됐다.

루덴코 차관은 이번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 일정을 수행한 만큼, 방한이 이뤄진다면 북러 간 밀착 협력과 관련해 우리측에 설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최 외무상을 만난 만큼 관련 소통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루덴코 차관 방한과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지만, 관련 일정을 협의를 통해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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