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RFA)은 29일 미국 상업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지난 20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북한 황강댐 수문이 열려 물을 방류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자료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장마철 남북 접경지역의 홍수 피해 예방을 위해 댐을 방류할 경우 사전통보해달라는 남측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무단 방류한 정황이 드러났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9일 미국 상업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지난 20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북한 황강댐 수문이 열려 물을 방류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위성사진에서는 댐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물로 인해 발생한 하얀 포말(물거품)이 포착됐다.

이에 앞서 통일부는 지난 17일 북한에 댐 방류 사전 통보를 거듭 요청했다.

결국 남측의 요청 사흘 만에 북한은 일방적으로 황강댐 수문을 연 셈이다.

북한은 이후 지난 24일과 27일에도 황강댐 수문을 연 것으로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됐다.

RFA는 “한국 정부가 북한에 황강댐을 방류할 시 사전 통보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지만 그 후 북한이 일부 수문을 열고 물을 무단 방류하는 것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며 “또 방류하는 물의 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장마철을 맞아 수위 조절을 위한 수문 개방일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 정부가 사전에 통보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음에도 북한의 의도적인 무시는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 수문을 열 경우 남측의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와 군남대 수위는 가파르게 오를 수밖에 없다.

북한의 사전 통보 없는 황강댐 방류로 인해 지난 2009년 9월 6명, 2012년 8월 2명의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또 지난 2020년 8월에는 역시 황강댐 무단 방류로 경기도 파주, 연천 일대에서 70채 이상의 주택이 침수되고, 141곳의 군사시설과 44곳의 하천이 유실되기도 했다.

남측은 황강댐 무단 방류에 대비해 2010년 6월 경기도 연천에 군남댐을 세웠다.

그러나 군남댐의 총저수량이 7160만t인 것에 비해 황강댐의 총저수량은 5배인 3억500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대응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