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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병대 “순직대원 유족에 깊은 위로와 사과”
투입 부대 안전 현장에서 점검
실종자 수색 작업 중 순직한 해병 장병을 태운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20일 오전 0시 47분께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전우들의 경례 속에 이륙하고 있다. 순직 장병은 실종 14시간만인 전날 오후 11시 40분쯤 숨진 채 발견돼 경북 예천스타디움으로 옮겨진 뒤 헬기로 포항 군 병원에 후송됐다. [연합]

해병대사령부가 20일 전국적인 집중호우 피해 복구지원에 나선 장병들의 안전을 점검하고 보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해병대 A(20) 일병이 전날 경북 예천군 호명면 내성천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린 뒤 14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되자 뒤늦게 외양간 고치기에 나선 꼴이다.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 일병은 전날 오전 9시 5분께 내성천 보문교 인근에서 실종자 수색을 펼치던중 갑자기 지반이 내려앉는 바람에 동료 장병들과 급류에 휩쓸려 하천으로 빠졌다.

동료 장병 2명은 수영을 해 빠져나왔지만 A 일병은 실종되고 말았다.

같은 날 밤 11시 10분께 실종지점에서 5.8㎞ 떨어진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경북119특수대응단의 야간 드론 수색 중 해병대를 상징하는 붉은색 옷을 입은 A 일병을 확인했고, 수색대원들이 인양했다.

젊은 동료 해병대원들이 실낱같은 희망을 안은 채 굳은 표정으로 슬픈 수색에 나섰지만 슬픈 결과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A 일병은 이후 경북 예천스타디움으로 옮겨진 뒤 태극기에 몸을 덮은 채 전우 해병대원들의 경례를 받으며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으로 포항 군 병원에 후송됐다.

해병대는 ‘예천 호우피해 복구작전 시 순직자 발생에 대한 해병대 입장’을 통해 “경북 예천 지역 호우피해 복구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빌며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병대 수사단은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라며 “해병대 안전단은 호우피해 복구작전에 투입된 부대의 안전분야에 대해 현장에서 점검하고 보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호우피해 복구작전을 위해 헌신하다 순직한 해병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춰 후속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A 일병 사망 이후 해병대의 무리한 수색을 둘러싼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장병들을 호우피해 수색작전에 내보내면서 구명조끼조차 지급하지 않았다. 후송 소식을 접한 유족들은 “구명조끼만 입혔어도 살았을 텐데”라고 통곡했다.

이달 초 한 공공기관이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를 통해 구명조끼 구매에 나섰을 때 74개에 466만 원의 예산을 배정했고 추정가격은 423만 원으로 책정했다.

또 다른 기관은 구명조끼 205개 구매에 1000만 원을 배정하고 930만 원을 적정가격으로 추산했다.

구명조끼 1개에 4만8000원에서 6만2000원 정도면 구매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해병대는 수중수색이 아닌 하천변 수색이었기 때문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모래 강으로 강바닥이 고르지 않은데다 집중호우로 유속이 빨라진 내성천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채 수색을 강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119구조대가 수난사고 시 활용하는 로프 없이 인원이 일렬로 서서 물속을 걸어 다니며 수색하는 ‘인간 띠’ 방식도 부적절했다는 평가다.

군 안팎에선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에서 KAAV를 활용해 수십명의 민간인을 구조한 뒤 국민적 관심과 격려를 받은데 고무된 해병대 지휘부가 무리했다는 얘기도 오간다. 군은 구명조끼를 비롯한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지급되지 않은 이유를 비롯해 사고경위 전반에 대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신대원·오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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