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자진 월북한 주한미군 장병과 관련 북한 입장에서도 얻을 수 있는 군사정보 수준에 비해 경호·감시·통역·숙소·직업 등 부담이 클 것이라고 19일 지적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자료사진. [AFP]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 중 무단 월북한 주한미군 장병과 관련 ‘지옥의 불시착’이 시작될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서도 ‘골칫덩어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 의원은 19일 “어떤 이유로 월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며칠 지나면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라며 “자유로운 사회에서 살던 사람이 관광객으로 들어가도 지나친 통제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인데, 월북 미군 장병이라면 첫날부터 구금 생활이 시작돼 미칠 지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회하고 돌려보내 달라고 해도 의사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평양에서 미국의 영사업무를 하던 스웨덴 대사관도 코로나 때문에 임시 폐쇄된 상태고, 중국, 러시아, 베트남, 쿠바 등 공산권 국가 아니면 이란이나 시리아 같은 반미적인 나라 대사관을 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으로서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가 열리고 미 전략핵잠수함(SSBN)이 방한한 날 일어나 미군의 체면을 구길 수 있는 호재를 만났다고 기뻐할 것”이라며 “설사 미군 장병이 돌려보내 달라고 요구해도 돌려 보내줄지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또 “지금까지 북중국경을 통해 밀입북한 미국인들은 돌려보낸 예가 있으나 자진 월북 미군은 ‘기술적으로 전쟁상태’에서 적군에 자진 투항한 사건이어서 돌려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 의원은 계속해서 월북 미군 장병의 직급이 낮아 의미 있는 군사정보를 획득하는 데는 제한이 있는데다 전담 경호·감시·통역과 전용 차량과 기사, 숙소, 직업, 그리고 세뇌교육을 위한 전문교육팀과 커리큘럼을 마련하는 등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 “북한에도 장기적으로 가성비가 낮아 골칫덩어리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더 큰 문제는 결혼인데 순수 혈통주의를 강조하는 북한 체제상 북한 여성과 결혼시키는 것도 큰 부담”이라며 “그렇다고 지난 시기처럼 외국 여성을 납치해 오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과거 북한이 월북 주한미군 장병들을 세뇌 교육 뒤 북한군 정찰장교 양성 군사대학인 ‘압록강대학’ 영어교사로 활용했는데 대학에서 가르치던 영국식이 아닌 미국식 발음을 가르쳐 혼란을 초래했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노작’ 번역 감수 등을 시켜도 주체사상과 철학에 대한 이해가 낮아 오히려 엉망으로 만들어 놓곤 했다고 소개했다.

또 결혼 뒤 자녀를 두더라도 외국인과 구별이 어려워 신고를 당하는 등 자녀들도 자유롭지 못하다고지적했다.

태 의원은 북한 입장에서는 월북 미군을 영화 번역이나 반미선전영화에 출연시킬 때 그나마 ‘가성비’가 좋았다면서 “북한에서의 그들의 생은 무기형 감옥생활과 다름없었다”고 회고했다.

태 의원은 끝으로 “최근 북한이 한미의 대북정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월북 미군을 당장 돌려보낼 가능성은 낮다”며 “그래도 그의 인권을 위해 미국은 송환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필요하다면 평양에 있는 외국 대사관을 통해 영사접근도 시도해야 한다”면서 “그의 가족들도 송환운동을 벌여야 하며 본인도 처벌을 두려워하지 말고 미국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