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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수상함 명가’ 2라운드…HD현중, 차기 호위함 ‘디브리핑’ 신청
“승복 여부 떠나 기술점수 앞서는데 결과 납득 안돼”
평가 점수·사유 설명 ‘디브리핑’ 뒤 이의 신청 가능성
HD현대중공업 측은 18일 방위사업청에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해군 차기 호위함 5~6번함 건조 사업 제안서 평가 점수와 사유 등 설명을 요청하는 ‘디브리핑’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진수식을 가진 차기 호위함 1번함인 ‘충남함’(FFG-828)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오상현 기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간 8000억원 규모의 해군 차기 호위함 5~6번함 건조 수주 경쟁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18일 방위사업청에 사업 제안서 평가 점수와 평가 사유 등 설명을 요청하는 ‘디브리핑’을 신청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오늘 방사청에 디브리핑을 신청했다. 관련 공문을 보냈다”며 “기술점수에서 앞섰는데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결과에 승복 여부를 떠나 앞으로도 군함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 입장에서 우리 나름대로 좀 알아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앞서 방사청은 지난 14일 울산급 Batch-Ⅲ 5~6번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한화오션은 총 100점 만점 가운데 91.8855점을 획득했으며, HD현대중공업은 불과 0.1422점 뒤진 91.7433점을 받았다.

두 업체 모두 100점 만점에서 20점을 차지하는 가격점수에서는 만점을 얻었다.

100점 중 80점을 차지하는 기술점수에서는 오히려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에 0.9735점 앞섰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0년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직원들이 대우조선해양의 설계도면을 은닉·유출한 데 따른 1.8점 감점 ‘패널티’를 받아 결과적으로 고배를 들고 말았다.

‘디브리핑’은 방사청이 지난 2019년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업무 지침’을 개정하면서 업체가 제안서 평가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 의문이 있을 경우 요청하도록 명시한데 따른 것이다.

업체가 디브리핑을 요청하면 방사청은 절차에 따라 군사보안과 경쟁업체의 영업비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설명해야 한다.

업체는 또 디브리핑 결과에 이의가 있을 경우 업무일 수 기준으로 3일 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방사청은 이로부터 다시 업무일 수 기준으로 7일 내 처리를 완료하고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다만 ‘디브리핑’이나 이의신청으로 선정 결과가 뒤집어진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D현대중공업이 ‘디브리핑 카드’를 빼든 것은 이번 사업의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측은 18일 방위사업청에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해군 차기 호위함 5~6번함 건조 사업 제안서 평가 점수와 사유 등 설명을 요청하는 ‘디브리핑’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서 한화오션이 전시한 울산급 호위함 모형. [헤럴드DB]

울산급 Batch-Ⅲ 5~6번함 수주 경쟁은 군과 방산업계 안팎에서 일찍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수상함 최강자’를 내건 HD현대중공업과 ‘수상함 명가 재건’을 앞세운 한화오션의 자존심 건 한판 승부로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뒤 HD현대중공업과 벌인 첫 번째 ‘진검승부’로, 향후 국내 군함 사업의 향배를 좌우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선 두 업체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화오션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군과 방산업계 안팎에선 HD현대중공업이 과거 불공정 행위라는 ‘원죄’를 안고는 있지만 국가안보와 장병안위가 걸린 군함을 건조하는데 무엇보다 기술이 우선시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동정론’도 일고 있다.

더욱이 HD현대중공업은 울산급 Batch-Ⅲ 선도함이자 1번함인 ‘충남함’(FFG-828)을 연구개발 건조하기도 했다.

선도함 연구개발업체가 후속함 건조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울산급 Batch-Ⅲ 1번함은 HD현대중공업, 2~4번함은 SK오션플랜트(옛 삼강 M&T)가 각각 수주했다.

SK오션플랜트는 저가입찰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2~4번함을 수주했는데, 국가안보와 직결된 군함 건조 업체를 가격 위주로 선정한 데 대한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방사청은 가격경쟁력 비중을 낮추고 기술경쟁력 중심으로 평가방식을 변경하기도 했다.

한편 울산급 Batch-Ⅲ는 해군에서 운용중인 구형 호위함(FF)과 초계함(PCC)을 대체하는 3600t급 차기 호위함이다.

5인치 함포와 한국형 수직발사체계, 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 함대함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 장거리대잠어뢰, 국내 개발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MFR), 복합센서마스트(ISM) 등을 적용한다.

shindw@heraldcorp.com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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