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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과 특수관계’ 아세안도 뿔났다…北안광일, ‘장관급 리셉션장’ 못 들어가
아세안 외교장관 공동성명 “北 이번 행동에 경악했다”
ARF 회원국인 北 ICBM 도발 규탄…역내 입지 좁아져
北, 최선희 대신 안광일 참석…아세안 대상 외교 ‘총력’
박진 외교부 장관과 아세안 외교 수장들이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 외교장관회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자카르타)=최은지 기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들이 회의를 하루 앞두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단행하자 이를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전통적으로 북한과 관계를 이어온 아세안의 성격을 고려할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측 수석대표 자격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한 안광일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는 장관급 인사들이 모인 환영 리셉션에 참여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은 13일(현지시간) 오후 “우리는 12일 북한에 의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10개의 아세안 회원국 중 미얀마는 정치적 상황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아세안 회의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 성명은 북한의 ICBM 발사 후 하루만에 도출된 것으로, 각국의 의견을 모으고 문안을 조율하는 시간을 고려할 때 매우 신속하게 이뤄졌다. 특히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직전에 발표된 시점도 의미가 있다. 표현 수위도 거셌다. 이들은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및 여타 아세안 주도 회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루어진 이번 행동에 경악(dismayed)했다”고 밝혔다. 2016년 9월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당시 아세안 정상들은 성명을 냈는데, 당시에는 “깊은 우려(grave concern)”라는 표현을 사용했었다.

아세안 장관들은 북한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도 헌신을 약속한 역내 평화, 안보 및 안정 증진에 대한 헌신을 재확인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국제법 준수를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세안 국가들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메시지를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전에 발표하면서 효과를 두려고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북한과 전통적인 외교관계를 이어오는 국가가 다수 포함된 아세안의 변화에 외교무대에서 북한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 안보협의체로, 동아시아(EAS) 회의와 ARF가 아세안의 역할 확대에 큰 축을 차지한다. 최근 북한이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 정황이 포착되고, 지난해 취임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외교에 의지를 보이면서 아세안은 이번 ARF에 최 외무상의 참석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그러나 최 외무상은 최종적으로 불참하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안 대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 대사는 13일 저녁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이 주최한 환영 리셉션에 참석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박 장관과 조우하지는 못했다. 이번 리셉션 장소는 장관급이 입장하는 곳과 각국 주재 대사, 고위관리회의 대표(SOM)가 입장할 수 있는 공간이 분리됐기 때문이다. 안 대사는 대사들이 입장하는 곳에 잠시 머물다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14일 EAS 외교장관 회의와 ARF에서 북한의 전례 없는 빈도의 미사일 도발과 핵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강조하고, 불법 핵미사일 자금 차단과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한 협력을 강조한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겸하고 있는 안 대사는 지난 6일 자카르타에서 아세안 회원국 대사들이 참석한 모임에서 “아세안은 미국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시해야 한다”며 북한의 입장을 적극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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