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방지구상(PSI) 해양차단훈련이 기상악화로 축소된 가운데 31일 오전 제주민군복합항에서 우리 해군과 해경, 국방부 직할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특수임무대대가 가상의 함정을 검색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가상의 피검색함 역할은 군수지원함 대청함이 맡았다. [연합]

[헤럴드경제(서귀포)=최은지 기자]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한 가운데 국제사회가 공조해 대량살상무기( 물자 이전을 해상에서 차단하는 훈련이 31일 실시됐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고위급 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가 참가하는 확산방지구상(PSI)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엔데버 23’(Eastern Endeavor 23)이다.

이번 훈련은 태풍의 영향으로 기상 악화에 따라 예정보다 대폭 축소됐다. 당초 해군 왕건함, 미국의 밀리우스함, 일본의 하마기리함, 호주의 안작함, 한국의 해경 5002함 등 수상함 7척과 항공기 6대, 검색팀 6개가 훈련할 예정이었다, 훈련 축소에 따라 부산항에 입항한 일본 하마기리함의 해상 사열도 실시되지 않았다.

이번 훈련에서는 한국,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캐나다에서 파견한 인원 20여 명으로 비상설 국제협력조직인 다국적 협조본부(MCC)를 처음으로 구성하여 운용했다.

다국적 협조본부는 대량살상무기 적재 의심 선박에 대한 각종 정보를 종합하고, 국제적 공조와 협조 임무를 수행했다.

훈련은 이들 4개국이 제주 동남쪽 공해상에서 의심선박에 대해 해양차단을 실시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지휘소연습(CPX)과 제주해군기지에서 우리군과 해양경찰이 주관하는 승선검색(VBSS) 훈련으로 나눠서 진행됐다.

확산방지구상(PSI) 해양차단훈련이 기상악화로 축소된 가운데 31일 오전 제주민군복합항에서 우리 해군과 해경, 국방부 직할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특수임무대대가 가상의 함정을 검색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가상의 피검색함 역할은 군수지원함 대청함이 맡았다. [연합]

승선검색 훈련은 가상의 유엔 안보리 결의가 채택된 것을 전제로 진행됐다. 가상의 안보리 결의는 현존하는 결의를 참고해 ▷모든 회원국은 WMD 관련 물질을 적재 및 운송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선박에 대해 공해 상, 기국의 동의 하에 대상 선박을 승선 및 검색한다 ▷의심 선박이 승선 및 검색을 거부하는 경우 입항을 거부한다 ▷승선 및 검색 결과 관련 물질이 식별된 경우 모든 회원국은 해당 물질을 압류 및 처분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안보리 결의가 있다는 상황을 전제로 훈련은 대량살상무기를 적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심선박에 대한 정보가 전파되면서 시작됐다.

먼저 우리 해양경찰 특공대가 고속단정(RIB)으로 의심선박에 올라 선장 등 주요인원의 신변을 확보하면서 선내를 장악하고, 이어 한국 해군 특임대가 투입돼 의심선박 갑판창고에서 의심물질 검색 작전을 벌였다.

해군 특임대가 의심물질을 발견한 뒤에는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의 특임대가 투입돼 의심물질을 확보하는 것으로 훈련은 종료됐다.

확산방지구상(PSI) 해양차단훈련이 기상악화로 축소된 가운데 31일 오전 마라도함에서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오른쪽), 이도훈 외교부 2차관(가운데),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 국제안보담당 차관(왼쪽) 등 참석자들이 훈련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

승선검색 훈련에는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이도훈 외교부 2차관과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 국제안보담당 차관을 비롯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20주년 고위급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이 우리 해군의 대형 수송함인 ‘마라도함’(LPH, 1만4500t)에서 참관했다.

훈련지휘관인 김인호 해군 제7기동전단장(준장)은 “해상에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며 “이번 훈련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를 위한 우리 정부와 군의 주도적 역할 수행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