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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경두 퇴임사 "1978년 겨울, 공군사관학교 정문 들어서던 순간 생각나"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발언대로 나오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8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오늘, 국방부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마치고 43년 가까이 걸어왔던 군인과 공직자로서의 길을 마무리하며 정든 여러분들의 곁을 떠나게 됐다"며 "이 순간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모든 국군 장병들의 노고를 진심으로 치하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며 "1978년 추위가 매서웠던 겨울, 조국의 하늘에 청춘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공군사관학교 정문을 들어섰던 순간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1982년 전투기 조종사가 되어 꿈에 그리던 ‘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르던 그날의 가슴 벅찼던 감정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2009년 장군으로 진급했을 때, 공군참모총장이 되었을 때, 합참의장이 되었을 때의 소회도 함께 전했다.

그는 또 "국방부 장관으로서의 지난 24개월은 제 삶에 있어서 가장 빛나고 영광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정 장관은 재임 중 17회에 걸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발사, 일본 초계기 위협비행,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 등 긴박했던 순간도 언급했다. 아울러 9.19 군사합의 이행, 국방개혁 2.0 추진, 국방예산 50조원 시대 등 달라진 안보 환경과 군의 대응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그는 시대적 과업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도 기본운용능력(IOC) 평가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자평했다. 코로나19 확산, 집중호우 등의 재난 및 재해 상황에서도 군이 모든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이 과정에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며 삼척항 북한 어선 귀순사건, 강화도 탈북민 월북사건 등에서 잇따라 나타난 경계작전 실패에 대해 아쉬움도 표했다.

정 장관은 "우리 장병들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위치에서 정말 헌신적으로 잘해주었다"며 "장관으로서 장병들이 본연의 임무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많은 정책적 차원의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계작전 문제와 각종 사건사고 등으로 인하여 한순간에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었을 때는 너무나도 미안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간 저와 함께 희로애락을 함께해 주었던 서주석 전 차관과 박재민 차관, 김정섭, 정석환, 이남우, 김윤석, 김윤태, 한현수 실장과 박한기 합참의장을 비롯한 김용우·서욱 육군총장, 심승섭·부석종 해군총장, 이왕근·원인철 공군총장과, 전진구·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를 빌려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헌신하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게 최고의 경의와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국방부 직원들, 주한미군 장병과 그 가족들, 군 선배님들 등도 거론했다.

정 장관은 자신을 임명해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감사함도 특별히 언급했다. 역대 장관 중 자신을 임명해준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감사함을 표현한 경우는 매우 드문 편이다.

그는 "특별히 제게 합참의장에 이어 국방부 장관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시고 재임기간 내내 무한한 신뢰를 보내주신 문재인 대통령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말했다.

정 장관은 또한 "오늘 이 자리에 서니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부하들을 조금 더 배려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진한 아쉬움이 밀려온다"며 "본의 아니게 여러분들을 고생시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많은 과업들을 후배들에게 남겨 놓고 먼저 떠나는 것 같은 미안함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서욱 장관이 저의 뒤를 이어 마음 든든하다"며 "서욱 장관은 최고의 전문성과 훌륭한 인품을 겸비하고 있고, 군 생활 시절 상하동료들로부터 항상 신뢰와 존경을 받았던 최고의 군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서욱 장관과 함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튼튼한 국방태세를 확립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대한강군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사랑과 정성으로 내조해준 아내 김영숙, 많은 시간을 함께해 주지 못했음에도 자랑스럽게 잘 자라준 아들 희영이와 저를 위해 늘 기도로 응원해주신 어머니와 장모님 등 가족 친지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퇴임사를 마무리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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