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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건 방한중인데…에스퍼, 북한에 또 “불량국가”
작년 7월 취임한 에스퍼, 취임 1년 군 메시지
“북한과 이란 같은 불량국가”라며 위협 강조
비건 방한 중 트럼프 정상회담 거론했지만
불량국가, CVID 등 민감한 표현 쓰며 찬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백악관 기자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과 이란을 '불량국가'(rogue state)로 칭하며 외부 위협을 강조했다.

지난해 7월 23일 취임한 에스퍼 장관은 이달 취임 1년을 맞아 군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는 지난 1년간 많은 국제적 사건에 대응해 왔다”며 테러방지 작전, ISIS(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 격퇴, 페르시아만과 남중국해의 항행 자유 보호 등의 업적을 나열했다.

이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 특별대표가 방한 중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에스퍼 장관은 이 연설에서 “우리는 지금 거대한 권력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의 최대 전략적 경쟁자”라며 특히 중국을 미국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꼽았다.

그는 또한 “북한과 이란 같은 불량국가와 이들과 비슷한 부류인 중국 러시아에 의해 자행되는 공격적인 활동들을 억지해왔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앞서 지난 2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이 주최한 국방전략(NDS) 관련 기조연설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잇따라 북한을 ‘불량국가’라고 지칭한 바 있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첫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대화 국면에서 미국 국방장관이 지속적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표현을 쓴 셈이다.

특히 ‘불량국가’는 그동안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해온 표현이라는 점에서 북미 간 간극을 심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공교롭게도 미국과 일본, 호주 3국 국방장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화상회담을 갖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을 향해 ‘CVID’ 및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했다. CVID란 북한 핵을 포함한 모든 범위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폐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 정부 공식 자료에 ‘CVID’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은 이례적이다.

미 정부는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CVID에 대해 ‘항복문서에나 등장할 문구’라며 극도의 거부감을 표시하자, 한동안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썼고, 최근엔 이마저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미 국무부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비건 부장관의 방문 일정을 알리면서 북한에 대해 FFVD라는 표현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어 다음날엔 CVID를 거론하며 한 발 더 들어간 모양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같은 날 영국 정부가 북한 강제노동수용소 등 북한 내 인권 유린을 자행한 개인과 기관에 대해 제재하자 환영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미국이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압박할 수 있는 ‘핵’과 ‘인권’ 이슈를 모두 꺼내든 셈이다.

비건 부장관은 방한 중인 지난 8일 약식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자신의 북측 대화상대 임명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북한은 비건 부장관이 입국한 지난 7일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다시 한 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4일 담화에서 “조미(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거듭 대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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