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미국·이란 긴장 고조…北 ‘참수작전’ 등 압박받을 듯
美, 두 개 전선 유지 부담ㆍ대북 유화책 가능성
김정은, 코피전략 공포ㆍ美 의도 오판 도발 우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중동정세가 벼랑끝으로 치닫는 가운데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도 관심을 모은다. 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시아파 반미집회 참가자들이 미국의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쿠드스군사령관 제거에 반발해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미국의 이란 군부실세 제거로 중동정세가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미국의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사령관 공습은 표면적으로는 북한문제와 별개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은 북한과 함께 대표적인 반미국가이자 미국의 적성국가로 꼽히는데다 핵문제와 제재로 미국과 대결구도를 이어온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육성 신년사를 대체한 작년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 공약 파기와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을 시사하며 미국과 대결구도를 공언한 상태다.

일단 북한은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의 지난 3일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 이후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6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전화통화 소식을 보도하면서 이들이 미국의 이라크 바그다드 비행장 미사일 공격을 규탄했다고 전한 게 전부다.

북한은 그러나 선전매체 ‘메아리’를 통해 미국의 제82공수사단 일부 병력이 중동지역에 추가 파병될 것이라거나 중동지역이 미국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이번 사태에 대한 관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방식도 북한으로서는 공포를 느낄법하다. 미국은 드론을 활용해 족집게식으로 타격해 솔레이마니를 살해함으로써 주요인사에 대한 정확한 첩보와 정밀타격능력을 과시했다. 이는 미국이 앞서 북한과 김 위원장을 겨냥해 검토했던 제한적 선제타격론인 ‘코피 전략’과 ‘참수작전’을 연상케 한다.

특히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을 전후해 “누구든지 우리에게 도전한다면 미군에 의한 가혹하고 강력한 대응을 맞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우리 국민과 이익이 전세계 어디에 있든 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공격대상이 이란만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이 작년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압박 수위를 높이자 김 위원장을 향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도 이란과의 긴장 고조를 북한문제와 연계시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폭스뉴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정국이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적들을 대담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그렇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는 위험을 발견하는 모든 곳에서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옳은 일을 하리라는 것을 우리의 적들이 안다”고 답변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제재가 한계를 드러냈다면서 미국의 최대압박전략은 이란과 북한, 베네수엘라에도 적용됐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현재로서는 중동사태가 북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 이성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실적으로 미국이 두 개의 전선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이라는 국내 정치적 위기 속에서 관심을 외부로 돌린다는 비판에 직면하면 오히려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를 보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그러나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가 중동으로 갈 수밖에 없으니 북미협상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참수작전에 대한 공포감이나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오판을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로버트 갈루치 전 미 북핵특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아마 미국이 두 지역에서 동시에 적대정책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유리한 기회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ICBM 도발 가능성을 거론했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