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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무사, 세월호 유가족 전방위 사찰에 朴청와대 “최고의 부대” 찬사
전익수 군특별수사단장이 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기무사, 세월호 정국 전환 위해 세월호 수장방안 보고
-대간첩 방탐장비까지 동원해 유병언 고 유병언 추적
-청와대 “기무사처럼 일사불란한 조직 없어…최고” 독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군기무사령부가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을 조직적으로 사찰하자, 당시 박근혜 청와대가 “최고의 부대”라며 독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당시 기무사가 세월호 정국의 조기 전환을 위해 세월호 수장방안을 청와대에 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조직을 구성해 그의 추종자들의 무전기 통신내용을 불법 감청해 청와대 주요 직위자들에게 보고한 사실도 밝혀졌다.

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을 수사해온 군 특별수사단은 6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군특수단은 세월호 유가족 사찰에 연루된 의혹을 받은 110여 명을 소환 조사해 이 가운데 소강원(소장) 전 610부대장, 김병철(준장) 전 310 부대장, 손모(대령) 세월호TF(테스크포스) 현장지원팀장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기우진(준장) 전 유병언 검거TF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군특수단에 따르면 기무사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전 부대 차원에서 ‘세월호 관련 여망 및 제언 수집’의 이름으로 세월호 정국 조기 전환방안을 수집했다.

그 결과 도출된 방안으로 실종자 수색 포기를 위한 세월호 수장방안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기무사는 참사 초기 실종자 수색을 조기에 종료하고 조기 인양 취지의 검토보고를 올렸으나, 인양 장기화가 예상되자 수장 및 추모공원 조성으로 6월 7일 청와대에 최초 보고했다.

앞서 기무사는 6.4 지방선거 등 주요 정치일정을 앞두고 이른바 ‘세월호 정국’이 박근혜 정권에 불리하게 전개되자 정국 조기 전환 출구 마련과 박 전 대통령 지지율 확보 등을 위해 세월호 TF를 구성해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다.

기무사는 이 TF를 중심으로 세월호 유가족에게 불리한 여론 형성을 위한 첩보 수집에 나섰고, 수 차례에 걸쳐 유가족 사찰 실행방안을 청와대 주요 직위자들에게 보고했다.

세월호 TF는 참모장을 TF장으로, 현장지원팀(팀장 1처장)과 정책지원팀(팀장 정보융합실장)으로 구성됐다. 현장지원팀 산하에는 독도함(250부대장 등 4명), 진도현장(610부대장 등 18명), 안산합동분향소(310부대장 등 3명) 팀이 편제됐다.

이 가운데 610부대장은 실종자 가족이 머물던 진도체육관 등지에서 가족 개개인성향(강성·중도 등), 가족관계, TV 시청내용, 음주실태 등 사찰 첩보를 수집해 보고하도록 했다. 당시 부대장은 구속된 소강원 준장이다.

당시 610부대장은 현장에서 부대 보고시 ‘충성’ 구호 등 군 관련 용어 사용 금지,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외 다른 신분증 소지 금지, 적발시 실종자 가족으로 신분을 위장할 것 등을 지시했다.

310부대장은 안산 유가족, 단원고 복귀학생 동정, 유가족 단체 지휘부의 과거 직업과 정치성향, 가입정당 정보를 비롯해 합동분향소 주변 시위 상황 등을 보고토록 했다. 당시 부대장 김병철 준장도 구속됐다.

기무사령부내 사이버 활동부대인 모부대 정보 담당반은 구글 검색 등을 통해 유가족 개인별 인터넷 기사, 전화번호, 학적사항, 중고거래 내역, 인터넷 카페활동 등을 수집하는 ‘사이버 사찰’도 했다.

군특수단은 당시 기무사 부대원들이 정국 조기전환 방안으로 “실종자 부모가 강경한 태도로 나오는 경우 친인척들에 대한 적극적인 호구 조사를 벌여 신원 확인 후 이들과 우회적으로 보상금 지급 협상할 필요”, “정부는 지속 수색을 하겠다는 표면적 입장을 취하면서 부정적 여론을 이용하여 유가족의 수색 포기를 압박함”, “세월호 선주 및 선장의 악행을 부각하여 국민 분노가 이들에게 표출되도록 대상 유도(의인 및 악인 여론형성)” 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무사는 2014년 6월 11부터 유병언 사망 확인 때까지 그의 검거를 위한 TF를 구성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TF에서는 불법 감청장비를 동원해 유병언 추종자들의 무전기 통신내용을 불법 감청해 청와대 주요 직위자들에게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감청의 위법성을 제기한 실무자 보고서도 적법성을 강조한 내용으로 변경했다.

기무사는 이 활동을 위해 대간첩 방탐장비까지 동원하면서 ‘전파환경조사’로 위장해 감청했다.

감청장비 투입 보고를 받은 청와대는 “기무사만큼 중앙집권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은 없음. 최고의 부대임”이라고 독려한 내용의 문건도 확인됐다.

군특수단은 “본래의 방탐 및 보안 임무에 공백이 발생함에도 유병언 은신 의심지역에 인력과 장비를 전개한 후 유병언 관련 통신 파악을 위해 공공기관 무전통신부터 항만, 공사장, 영업소 등 개인간 무전통신까지 무차별적으로 감청, 채록해 TF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용인 등 13개 지역에서 2만2000여건, 안성 금수원 등지에서 1300여건의 불법 감청이 이뤄졌다.

군 특수단은 “이번 사건은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기간 ‘통치권 보필’ 이라는 미명 아래 권한을 남용해 조직 및 기능적으로 세월호 유가족 등 민간인들을 불법적으로 사찰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군특수단은 세월호 민간인 사찰 수사를 담당했던 군검사, 검찰수사관 일부를 잔류시켜 현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 기소한 피고인들에 대한 공판을 수행할 예정”이라며 “관련 민간인 피의자 수사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과 공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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