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조사서 ‘그런 게 있었느냐’ 발언 해병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무거운 출국길에 올랐다.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발사대 추가 반입 보고 누락 파문으로 강도 높은 청와대 조사까지 받은 한 장관은 2일 오전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한 장관은 이날부터 4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6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다.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발사대 보고 누락 파문의 중심에 있는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2일 제16차 아시아 안보회의 참석차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 및 아세안 주요국 등 30여개국 국방장관과 안보전문가들이 참석한다.
한 장관은 회의 기간 아시아태평양 및 범세계적 안보위협과 위기관리에 대한 새로운 도전 요소 등 주요 안보 현안에 대해 각국 대표의 입장을 청취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 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등 활발한 군사외교를 펼칠 예정이다.
특히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과 한미ㆍ한일 국방장관회담, 그리고 한ㆍ미ㆍ일 국장장관회담을 갖고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공조체제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과의 양자 국방장관회담도 예정돼 있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곧 물러날 한 장관으로서는 마지막이지만 화려한 군사외교가 될 법하다.
그러나 싱가포르로 향하는 한 장관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한 장관은 사드 보고 누락과 관련, 지시하지도 않았고 지시할 일도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청와대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질문에 한 장관이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했다고 공개하면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돼버리고 말았다.
한 장관은 청와대 조사 과정에서 정 실장과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에 대해 오해가 없을 정도로 얘기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게 알려졌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보고 누락 파문이 확산되면서 한때 한 장관의 아시아안보회의 참석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북한 핵ㆍ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미일 공조 등을 감안해 청와대와 국방부가 조율을 거쳐 참석하는 방향으로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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