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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 국방부, 국내 레이더기지 2곳 최초 공개 “주민들 레이더 있는지도 몰라”
-[르포] 국내 레이더기지 2곳 전자파 측정해보니.. 허용기준의 3~4% 수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14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약 6시간 동안 국내 레이더 기지 2곳을 국방부의 안내로 둘러봤다.

지난 13일 국방부가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성주를 중심으로 경북권에서 사드 결사 반대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 국방부는 사드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사드와 비슷한 전자파를 발생시키는 국내 레이더 기지 2곳을 취재진에게 사상 처음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취재 대상 지역은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을 운용하는 수도권의 한 기지, 적 탄도미사일 궤적을 잡아내는 충청권의 그린파인레이더 기지 등 2곳.

수도권의 패트리엇 기지는 지난 2008년 설치돼 서울과 수도권 방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린파인레이더 기지는 2012년 말 설치돼 2013년 초부터 실전 운용에 들어갔다.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은 수동 위상배열 레이더와 함께 운용된다.

수동 위상배열 레이더는 사드에서 사용하는 능동 위상배열 레이더보다는 구형이지만 성능 면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 패트리엇이 운용될 때는 능동 위상배열 레이더가 개발되지 않아 당시 첨단 기술이었던 수동 위상배열 레이더와 조합됐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수동은 레이더 소자의 출력이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나오고, 능동은 레이더 소자가 개별적으로 작동한다.

레이더 소자에 이상이 생길 경우 수동은 그대로 꺼져버리지만, 능동은 문제가 있는 레이더 소자만 꺼지고 나머지는 그대로 작동해 유사시에 운용력이 더 뛰어나다.

국방부는 14일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을 운용하는 수도권의 한 기지에서 패트리엇 사격통제용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 수치를 측정해 공개했다. [사진제공=국방부]

패트리엇 레이더와 요격미사일 발사대 간격은 118m 떨어져 있었다.

레이더에서 레이더빔이 발사되고 전방의 요격물에 대한 정보가 취합돼야 요격 미사일이 발사될 수 있다.

레이더빔 발사와 함께 실시된 전자파 측정은 40m, 60m, 120m 등 3곳에서 거리별로 진행됐다.

패트리엇 레이더와 그린파인레이더의 인체 노출 허용기준은 각각 10W/㎡, 6W/㎡다.

패트리엇 레이더와 사드 레이더는 전자파 주파수 대역이 5㎓ 이상으로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그린파인레이더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파인레이더 주파수 대역은 400㎒~2㎓로 주파수 대역이 낮을수록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한다.

패트리엇 레이더 40m 지점에서 측정된 전자파 수치는 0.2826W/㎡(최고치), 0.0735W/㎡(평균치)였다. 허용기준인 10W/㎡의 2.8%다.

60m 지점에서는 0.0877W/㎡(최고치), 0.0313W/㎡(평균치)였고, 118m 지점에서는 0.0336W/㎡(최고치), 0.0065W/㎡(평균치)로 나타났다.

가장 가까운 곳인 40m 지점에서 나온 최고치(0.2826W/㎡)조차 허용기준(10W/㎡) 대비 2.8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만, 유의할 점은 패트리엇 레이더 빔은 지상에서 각도 0도 이상으로 발사된다는 점, 사드는 지상에서 각도 5도 이상으로 발사된다는 점이다.

또한 차량에 탑재된 패트리엇 레이더는 지상 4m 높이에서 운용되고 측정이 진행된 40m 지점은 4m 낮은 곳이어서 직접 레이더 빔을 쏘이지 않아 측정값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패트리엇 레이더가 실제로 4m 높이에서 운용되고, 일반인들은 그 아래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레이더 빔이 나오는 4m 높이에서 측정하지 않고 일상 생활이 이뤄지는 4m 아래에서 측정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설명했다.

60m 지점은 레이더보다 6m 아래, 118m 지점은 1m 아래라고 군 당국은 밝혔다.

버스를 타고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충청권의 그린파인레이더 기지에서는 30m(레이더보다 6m 아래), 100m(레이더보다 20m 아래), 150m(레이더보다 50m 아래) 지점에서 측정이 진행됐다.

30m 지점에서는 0.2658W/㎡(최고치), 0.0810W/㎡(평균치), 100m 지점은 0.3228W/㎡(최고치), 0.0630W/㎡(평균치), 150m 지점에서는 0.0377W/㎡(최고치), 0.0026W/㎡(평균치)로 측정됐다.

가장 가까운 30m 지점에서 측정된 최고치(0.2658W/㎡) 값은 허용기준(6W/㎡) 대비 4.43%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패트리엇 사격통제용 레이더와 그린파인레이더의 전자파 수치는 허용기준에 못 미치는 미미한 수치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 전투기나 미사일에 대응하는 우리 군의 레이더는 군 기밀 중에서도 최상급 기밀에 속한다”라며 “사드 논란 때문에 어렵게 기밀 사항인 패트리엇 레이더와 그린파인레이더를 공개해 측정한 수치는 미미하게 나타났고, 지역 주민들은 레이더의 존재조차 모를 정도로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석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 운용 중인 패트리엇 레이더와 그린파인레이더에 대한 전자파 측정 결과 인체 보호 기준에 3~5% 수준으로 낮게 측정됐다”며 “일반인 거주지역은 레이더로부터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고 더 낮은 고도에 살고 있어서 일반인들이 느낄 전자파 강도는 인체 보호 기준보다 현저히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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