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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왕이 중국 외교부장…美에 맞서 中외교 최전선 책임지는 엘리트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항장무검 의재패공’(項莊舞劍, 意在沛公), ‘사마소지심, 로인개지’(司馬昭之心, 路人皆知)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과 미국의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를 반박하는데는 긴 말이 필요 없었다. 왕이 부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항우가 유방을 살해하기 위해 연회에서 부하들에게 칼춤을 추게 한 일과, 삼국시대 위나라 대신 사마의의 둘째 아들 사마소가 공공연하게 황제 자리를 넘본 고사를 인용해 중국의 불편한 심기와 반대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한ㆍ미가 겉으로는 북핵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중국을 노리고 있다는, 한국과 미국의 ‘꿍꿍이’와 ‘흑심’을 꿰뚫고 있다는 의미다.


왕이 부장의 발언은 한ㆍ미의 압박에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중국의 강단이 담겨 있다. 왕이 부장은 지난해 8월에도 남중국해를 놓고 미국, 일본과 맞부딪혔을 때 아시아 안보는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해 해결한다는 논리로 미국에 맞섰고 일본에는 역사문제를 거론하며 일침을 가했다.

이처럼 왕이 부장이 아시아 외교ㆍ안보 분야에서 강도 높은 말을 쏟아낼 수 있는 것은 중국의 외교전략과 그가 쌓아온 경험을 종합하면 이해할 수 있다. 1982년 외교부에 들어간 왕이 부장은 1989년부터 6년간 주일 대사관 참사관과 공사를 지냈고 2004년에는 일본 대사를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일본통(通)으로 꼽힌다. 2001년에는 만 48세로 최연소 외교부 부부장에 임명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때부터 이미 외교부장 자리를 예약한 왕이 부장은 2013년 시진핑 체제 첫 외교수장으로 임명된다. 서상민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연구교수는 동아시아 외교사정에 밝은 왕이 부장이 외교부를 이끄는 것을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표방한 ‘아시아 회귀’ 정책에 대한 중국외교의 대응으로 해석했다. 중국이 왕이 부장을 앞세워 미국, 일본과 각을 세우는 걸 주저하지 않으며 외교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왕이 부장이 항우와 사마의 고사를 인용한 것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북한의 제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맞서 중국의 동참을 이끌어내 실효적인 대북제재를 도출한다는 한국와 미국의 전략은 벽에 부딪히게 됐다. 특히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 가동 중단이라는 고육책까지 꺼내들며 중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왕이 부장의 답변은 사드에 대한 “엄중한 우려”(11일 연례 뮌헨안보회의)뿐이었다. 개성공단에 대해선 침묵을 이어가며 여전히 고강도 대북제재에는 선을 긋고 있는 왕이 부장. 그의 입에서 진전된 발언이 나오도록 좀더 치밀하고 세밀한 우리 정부의 외교노력이 요구된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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