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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여시간 만 성사된 비공개 남북접촉, 전례 드물어…“남북관계 모든 의제 다룰 듯”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 측의 제의로 22일 오후 6시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인 고위급 접촉까진 20여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례가 드문 형태의 접촉인 만큼 대화 테이블에서 다뤄질 의제 또한 현 남북관계와 관련한 ‘모든 것’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다.



▶ 시작은 21일 오후 4시, 김양건이= 북한의 추가도발 최후통첩 시한 만료 직전인 22일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은 북한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의 대화 제의가 시작점이었다.

정부에 따르면 김 당 비서는 지난 21일 오후 4시 본인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21일 혹은 22일 판문점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1대 1 접촉을 갖자고 제의했다.

우리 측은 2시간만인 오후 6시께 김 당 비서가 아닌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의 접촉을 제의하는 김 안보실장 명의의 수정 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했다.

통일전선부장을 겸하는 김 당 비서의 남측 카운터파트너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남북은 2013년 남북당국회담 당시에도 수석대표의 격을 놓고 남측과 대립을 벌인 적이 있고, 북측은 김 당 비서가 남측 통일부 장관보다 위상이 높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한동안 답이 없던 북측은 22일 오전 9시 35분께 황 총정치국장 명의의 통지문을통해 북측 대표로 황 총정치국장과 김 당 비서가 나올 테니 남측에선 김 안보실장과홍 장관이 나왔으면 한다는 수정 제의를 했다.

김 안보실장은 오전 11시 25분께 이에 동의한다는 통지문을 보냈고, 북측이 12시 45분께 동의한다는 답신을 보내오면서 남북 고위당국자접촉이 성사됐다. 북측의 첫 접촉 제의에서 최종 확정까지 20시간 45분이 소요된 것.



▶ 드문 형태의 고위급 접촉, 무슨 얘기 나눌까=북측은 청와대 외교·안보·국방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김 안보실장과 북한의 권력 2인자로 꼽히는 황 총정치국장이 각각 남북 수석대표를 맡는 것이 격에 맞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황 총정치국장은 북한군 최고직이고, 북측이 보기에 김 안보실장은 우리쪽 군 관련 최고직일 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 당 비서도 함께 나오는 것은 군사부문 외에 남북관계 전반에 걸쳐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2대2 접촉에김 당 비서와 홍 장관이 포함된 것은 남북간 대화와 인도적 부분까지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그런 의미도 있다고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 안보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은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계기로 북측 인사들이전격 방남했던 지난해 10월 인천 시내 한 식당에서 오찬 회담을 한 적도 있다.

남북 고위당국자접촉은 이날 오후 6시께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진행된다. 이러한 급과 포맷의 남북간 접촉은 전례가 드물다.

남북은 접촉 성사 과정이 촉박하게 진행되면서 구체적인 의제에 대해서는 논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정부 당국자는 이번 접촉에서 “현재 진행되는 남북관계 상황과 관련한 모든것이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선 북의 화전양면 전술일 뿐이란 경계가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선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 교수는 “화전양면 측면도 분명 있겠지만, 이번 접촉의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됐을 수 있다”면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시키려는 두 나라가 남북을 대화 테이블에 앉게 하는 역할을 했을 수 있는 만큼 미리부터 결과를 비관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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