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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확성기 전쟁…‘소리없는 총성’ 악화 일로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남북한이 11년만에 재개한 확성기 방송 심리전을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는 분위기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내 목함지뢰 도발 사건 이후 우리 군은 북한 군부가 가장 불편해하는 대응수단의 하나인 ‘대북 확성기 방송’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북한의 대남 심리전부대 출신인 탈북자의 말처럼 “남측이 실시하는 대북 방송을 3년간 접했더니 전투의지가 사라졌다”고 할 정도로 접경지역에서 대북 확성기방송의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이런 이유 탓에 북측이 예민한 반응을 넘어 군사적 행동에까지 나서는 모양새다. 우리 군의 확성기 타격을 노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군 관계자는 19일 “북한군이 최근 DMZ 군사분계선(MDL) 일대 소초(GP)들에서 남쪽을 향한 총안구(몸을 숨기고 사격하기 위해 뚫은 구멍)를 개방한 것이 자주 관측된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고사총을 비롯한 화기를 언제든지 남쪽으로 발사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다는 것이다.

이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1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북한군이) 우리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에 대한 타격을 운운하고 여러가지 훈련을 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맞닿아 있다.

만일 북측이 우리 군의 확성기 시설에 대한 타격을 가한다면, 우리 군은 이미 천명한대로 그에 상응하는 대응타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이 현실화하면, 가뜩이나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으로 일촉즉발 상태인 남북한의 화약고에 불을 댕기는 것과 다름없다.

물론 지뢰도발로 확성기 심리전의 빌미를 내준 북한이 쉽게 추가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우리 군 역시 이 같은 북한의 움직임을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합동참모본부 측은 19일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우리 확성기 방송시설 타격을 위한 직접적인 훈련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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