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사진> 통일부 장관이 한ㆍ미 양국이 북한과 대화와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양국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을 방문한 류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통일정책 세미나에서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은 압박 차원에서 공조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주력했지만 북한에 대한 압박의 실효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류 장관은 “북한이 도발과 고립 대신 대화와 협력을 선택한다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탐색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 장관은 특히 연설후 질의응답 시간에 6자회담 재개 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긴밀히 협의하고 소통하는게 중요하다”며 “큰 틀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주변국들간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강력한 한ㆍ미동맹을 토대로 북한 문제에서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라며 “특히 북한 핵문제 해결과 인권상황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핵과 인권 등 북한문제 해결이 답보 상태인 원인에 대해 “북한 체제의 생존이라는 구조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래식 군사력으로는 한ㆍ미 양국에 이길수 없으니 비대칭 전력인 핵무기를 개발하고 체제 안정을 위협할 인권 논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ㆍ미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류 장관의 이같은 입장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먼저 보여야 한다”는 한ㆍ미 양국의 그간 입장과는 다소 온도차이가 느껴진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성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섣불리 북한과의 협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실수”라고 밝힌 바도 있다.

류 장관은 “독일이 우리보다 앞서 통일의 꿈을 이룬 것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미국이 한반도 통일을 적극적으로 돕는다면 한반도 통일, 동아시아의 평화, 세계의 공동 번영이라는 한ㆍ미 양국의 꿈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또 “주변국들로서는 한반도 통일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을 느끼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통일 과정에 함께 참여해서 경제협력을 하게 되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분명히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