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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日 총리’ 이름으로…아베, 야스쿠니 공물 봉납
APEC서 한일정상회담 난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추계 예대제(가을 대제사)에 직접 참배 대신 공물을 봉납했다. 한일 관계에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으로 보인다. 교도 통신은 17일 오전 아베 총리가 도쿄 중심가인 지요다 구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에 ‘마사카키’로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고 신사 측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은 20일까지 이어지는 추계 예대제의 첫날이다. 아베는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공물을 봉납해 공인 신분을 명확히 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공물을 보낸 만큼 추계 예대제 기간 동안 직접 참배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내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참배는 자제한 것으로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해 12월26일 현직 일본 총리로는 7년 만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샀다. 미일 동맹 강화에 대해 아베 총리를 높이 평가하던 미국마저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그는 한동안 “일본의 외교적 고립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번에 직접 참배 대신 공물봉납을 택한 배경에는 소비세 인상으로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반감되고, 집단 자위권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또다시 국내외적 비판을 야기해선 안 된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직접 참배가 아닌 공물봉납 역시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곳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아베 총리가 공물을 봉납한 것은 전쟁의 책임을 외면하고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로 고통받은 이웃국가와 그 국민을 분노케 하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아베 총리의 공물 봉납으로 향후 양국관계와 현안 해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일본의 무성의한 태도와 고노 담화 무력화 시도로 양국 정상회담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이번 공물 봉납으로 정상회담에 대한 우리 국민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집단 자위권 법제화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 전달,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해제를 둘러싼 논의 등 당면 현안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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