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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해창 선임기자의 세상읽기> ‘새마을운동’ 곧 북한 간다
[헤럴드경제=황해창 선임기자]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구상인 ‘드레스덴 선언’ 후속조치가 구체화 되는 모양입니다. 핵심은 북한 내 복합농촌단지 조성사업입니다. 금명간 신설되는 통일추진위원의 최우선 과제가 복합농촌단지 조성사업이라고 합니다.

조만간 북측과 공식협의에 나서 8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주목할 것은 북한 복합농촌단지 조성은 ‘새마을운동’의 북한 전수라는 사실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 보는 새마을운동은 기자가 초등학교 시절인 1970년에 시작된 농촌부흥운동이지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주창해 전국적으로 농촌 주민들이 자발적 참여한 농촌개량사업으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한강의 기적’을 견인한 전국단위의 경제부흥운동입니다. 

전국 새마을 지도자대회 포스터

남북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14일 “복합농촌단지 조성사업은 새마을운동을 북한에 접목하는 것으로, 농업부문 개선에 주거와 환경 등 주민생활 인프라를 한데 묵은 패키지 프로젝트”라며 “정부가 상당기간 공을 들여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부는 2010년 천안함 폭침에 따른 대북경협전면금지(5.24)조치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지원은 유지했으나 영유아 및 취약계층에만 국한해 왔습니다. 하지만 복합농촌 조성은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농업 전반과 산림 그리고 축산업으로 확대함으로써 남북경협을 새로운 차원으로 진전시키는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3월 독일에서 공표된 드레스덴선언은 ▲이산가족 상봉 상례화 및 북한 모자(母子)패키지(1000days)사업 ▲민생인프라 구축을 위한 복합농촌단지 조성 및 경제개발 협력 사업 ▲동질성 회복을 위한 역사 문화·예술·스포츠 교류 및 북한 인력 경제교육 사업 등을 담고 있습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남북교류협력사무소’설치 제안도 포함됐습니다. 

고 육영수 여사와 새마을수퍼마켓(1971년)

정부는 북한이 원할 경우 개성공단과 금상산관광특구에 시범단지를 조성해 인근지역 주민들의 주거지와 농지에 민생인프라를 우선 개선하고, 점차 농업입지가 비교적 좋은 북청농업개발구를 포함한 지방경제개발구와 신의주경제특구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남북한은 지난 2005~2007년 금강산관광지역 안에 시범영농단지로 ‘삼일포 협동농장’을 조성, 금강산 관광객들을 위한 식부자재를 조달한 바 있습니다.

북한 소식통은 “남북관계가 8월을 기점으로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며 “교황방문, 8.15 광복절 경축사 대북제의, 추석명절 이산가족상봉, 인천 아시안게임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 참가 등 주목할 만한 행사들이 이어지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새마을 소득촉진대회(1972년)

한편, 북한 내 농업지원 사업을 해 온 ‘월드비전’의 북한사업팀이 지난 9일 북한 개성을 방문, 북측 관계자들과 함께 대북 농업 지원 재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월드비전 북한사업팀의 이주성 팀장 등 4명은 개성에서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측과 만나 2010년 중단된 씨감자 생산사업 재개를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월드비전은 1998년부터 북한 내 7개 지역에서 씨감자 사업 등 대북 농업 기술 지원을 해 왔습니다.

또 민간단체인 ‘겨레의 숲’ 이운식 사무처장 등 4명은 지난 6월 북한 개성을 방문, 북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인사들과 만나 대북 산림녹화 사업 재개문제를 협의했습니다. 북한 산림 공동개발 역시 드레스덴 선언에 포함된 분야로, 산림 병충해 방지와 조림 사업 지원 등이 핵심입니다. 

경기도 이천 새마을운동 시범 마을 회관(1973년)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사업, 개성 만월대 발굴 복원 사업 등 민간차원의 대북지원이나 교류 사업을 잇달아 승인했습니다. 남북한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벌이는 사업들입니다. 이 것 말고도 해야 할 일이 산적합니다. 내년이면 남북이 서로 갈라져 헤어진 지 70년이 됩니다. 남부끄러운 일입니다. 박 대통령이 늘 강조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라면 이 보다 더 하고 절실한 것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분단이야 말로 민족차원의 비정상입니다.

새삼스럽게 통일을 이룬 독일이 부럽습니다. 1989년 통일이후 10여 년 동안 통일 후유증으로 일대 혼란을 빚더니 사회적 대타협(어젠다 2010)을 이끈 슈뢰더 총리와 후임인 동독 출신 메르켈 총리의 잇따른 탁월한 리더십에 힘입어 유럽연합(EU)의 새로운 맹주로 거듭났습니다. 2009년에 촉발된 남유럽(그리스)발 재정위기로 무기력증에 빠진 유럽이 되살아나는 것도 독일의 힘입니다. 

도시 새마을운동 행동 지침

그런 독일이 마침내 2014브라질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와 연장접전 끝에 1대0으로 승리를 거두고 우승까지 차지했습니다. 되는 집은 뭘 해도 된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대한민국의 국운도 되살려 내야 합니다. 그 원동력이 바로 남북간 교류협력이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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