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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밀월시대 동북아 요동
韓 ‘시진핑 북핵 반대’ 명시 성과…中도 ‘위안화 국제화’ 선물 챙겨

손내민 日 “대북 제재 일부 해제”…北 ‘납북자 재조사 공식화’ 화답



세계의 이목이 동북아시아에 쏠렸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과 북한과 일본의 관계개선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동북아 역학관계가 요동친 탓이다.

국제적인 관심을 끈 동북아의 대형 외교이벤트를 통해 ‘공짜 점심은 없다’는 오래된 외교격언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한ㆍ중은 북핵 반대와 중국의 경제위상 강화를, 북ㆍ일은 대북제재 완화와 납북자 문제 진전이라는 각자가 원하는 선물보따리를 주고받는 ‘등가교환’에 합의했다.

▶“한국의 꿈과 중국의 꿈 함께”=“시 주석의 방한은 양국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는 중요한 이정표다” 중국 관영매체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사설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의 기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실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간 상호방문 정례화와 국방분야 고위급 교류 및 직통전화 개통,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타결 노력, 상호 관광의 해 설정 등 정치·경제·외교·군사·문화 전반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남겼다.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 주석이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한국 입장에서는 한·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다”고 명시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이러한 표현이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문서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을 구체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핵·경제 병진노선을 추구하는 북한의 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북한의 최대 우방인 중국이 천명한 셈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에 포괄적 지지의사를 밝힌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북한이 드레스덴 구상에 대해 사실상 흡수통일 논리라며 공식 거부한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중국 역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적잖은 선물을 챙겼다. 우선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와 중국 경제위상 강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 동북아에서 미국, 일본과 첨예한 대결을 펼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한국과의 관계진전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북·일 손잡기=각각 핵과 우경화 행보로 동북아에서 ‘왕따’ 신세인 북한과 일본은 급격히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일본은 4일 우리의 국무회의격인 각의(閣議)를 거쳐 지난 2006년 이후 10여년 가까이 유지해온 독자적 대북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번에 해제된 대북제재는 북한 국적 보유자의 일본 입국 금지 등 인적 왕래 규제, 10만엔 이상 현금 반출 신고 및 300만엔 이상 송금 보고 의무, 북한 국적 선박 입항 금지 등이다.

북한도 일본인 납치자 문제 재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공식화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측근인 서태하 국방위 안전담당 참사 겸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을 특별조사위원장으로 임명하고, 특별조사위가 북한의 모든 기관과 관계자를 언제든 조사할 수 있는 ‘특별권한’을 부여하는 등 나름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다.

서로 적대시하던 북한과 일본이 이처럼 급속한 관계개선에 나선 것은 양국의 국내외적 이해와 요구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실험 이후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한편 경제발전을 위한 외자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본 역시 한국, 중국과의 갈등으로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 위한 묘수를 강구해왔다. 납북자 문제해결이 돌파구였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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