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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오성환> 에너지 안보에 앞장설 동북아 오일 허브
동북아 지역은 세계 석유 소비량의 19%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석유 시장이다. 석유는 동북아 지역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역내 국가들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따라 석유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 일본, 우리나라는 각각 세계 2위, 3위, 9위의 석유 소비국으로 안정적인 석유 공급 확보는 중요한 에너지 안보 이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0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등극했다. 일본과 우리나라도 5대 수입국의 자리에 올랐다. 따라서 러시아 원유, 북미의 셰일가스 등 새로운 석유 공급원들에게 동북아 지역은 매력적인 석유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국제 석유수급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발맞춰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싱가포르와 함께 세계 4대 오일 허브 국가로 부상하기 위해 국정과제로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에 적극 나섰다. 한국은 중국, 일본, 러시아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고 세계적 규모의 정제공장을 보유해 새로운 오일 허브의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울산과 여수 지역에 최대 4억 배럴 규모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3660만 배럴 규모의 탱크 터미널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미 여수 지역에는 총 820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는 탱크터미널을 건설했고 울산 지역에는 2016년까지 북항에 석유 제품 990만배럴 규모의 저장시설, 남항에 원유 1850만 배럴 규모의 석유 물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규제 완화, 석유트레이더 유치, 금융 기능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세계 4대 오일 허브로 부상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도 꾸준히 추진 중이다. 역내 오일 허브의 성공적인 구축은 역내 석유 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는 원유 수입에 있어 중동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중동의 산유국들이 자신들에게 의존하는 동북아 국가에게 소위 아시아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할증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 구축될 허브에서 다양한 국적의 원유가 거래되면 이같은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동북아 오일 허브는 에너지 분야에서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상징적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장ㆍ수송ㆍ물류ㆍ 금융 등 연관산업이 동반 성장하면서 투자와 고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동북아 국가간 오일 협력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역내 국가들간의 신뢰를 쌓고 이를 평화로 연결하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환경, 에너지 안보, 재난구조, 원자력안전, 테러 대응 등 연성 이슈부터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고, 점차 다른 분야까지 협력의 범위를 넓혀나가기 위해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다. 에너지 분야에서의 역내 협력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동북아 지역의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해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필수다. 이는 어느 한 국가나 정부의 노력으로는 어렵다. 우리 국민과 기업 등 모든 이해관계자 간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성환 외교부 국제에너지안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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