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오전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왕 부장은 1박2일간 한국에 머물며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번 방한은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에서 외교장관간 상호 교환방문을 합의한데 따른 것으로 왕이 부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왕이 부장의 방한은 아직까지 북한을 방문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왕이 부장은 방한기간 윤 장관과의 한·중 외교장관회담 등을 통해 북핵문제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한문제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이 4차 핵실험 준비와 서해 포격 도발 등 위협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된 중국의 대북 경고메시지가 어느 정도 수위에서 이뤄질지 주목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은 북핵불용,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이 확고하다”며 “중국도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 뜻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며 말했다.
왕이 부장도 앞서 중국 입장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레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양국은 이와 함께 시 주석의 방한문제에 대해서도 조율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차단을 위해 시 주석의 방한을 상반기 내 성사될 수 있도록 추진중이다.
외교가 안팎에선 시 주석이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후 아직 북한을 방문하지 않은 가운데 한국을 먼저 찾는다면 한중관계와 북중관계에서 의미 있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의 행보가 분주해지는 가운데 한·중 양국이 6자회담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사다.
북한과 미국은 앞서 23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민간채널 차원의 접촉을 갖고 6자회담 재개조건 등 북핵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일본은 2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정부간 공식협상에 나선다.
6자회담과 관련해 우리측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강조하고, 중국은 조속한 회담 재개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은 이밖에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 공식화와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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