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북한주민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왜(why) 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굳이 안다면 그건 ‘당과 수령을 위해서’가 전부다. 하지만 당과 수령을 위해서 ‘무엇(what)’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안다. 이것이 북한주민들의 생활 단편이다.
북한소식 전문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26일 북한주민들의 통제된 사고에 따른 생활상을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탈북민 오연서 씨는 북한에서 ‘왜’에 대한 질문을 해본 적이 없지만 교육받은 적은 있다고 했다. 유치원 시절부터 당과 수령을 위해 한 몸 바쳐야 한다는 것은 귀에 딱지가 들을 정도로 많이 들은 이야기라고 했다.
왜 토끼풀을 뜯으며 왜 인분전투를 하고 왜 농촌동원에 참가하는지, 왜 4.15(김일성 생일)에 광장에서 춤을 추는지에 대한 공통적인 답변이 “당과 수령을 위해서”라는 것. 어려서부터 그렇게 교육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why에 대한 질문은 없지만 what에 대한 질문은 북한에서 흔하게 들어볼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에는 어떤 과제를 수행하느냐, 즉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흔하다”면서 “무엇을 하는지는 흔한 질문이지만 왜 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북한에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즉 ‘당과 수령을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어 주민들에게 충성을 강요하는 셈이다.
탈북민 김경호 씨는 “‘왜?’라고 묻는 사람도 없습니다.” 라고 털어놨다.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과제에 대해 왜 하는지 묻는 사람조차 없다고 했다. 북한체제 하에서 일반 주민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에 대해 자각할 기회가 없고 오로지 순응해야 할 뿐이라는 것.
▲[사진=뉴포커스] |
그는 이어 “주민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고 과제를 수행한다. 왜 하느냐에 대한 질문을 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저 위에서 내리먹이니까 행동으로 옮길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런 북한 주민들에게 딱 한 번 why의 질문 앞에 서게 되는 순간이 있다고 한다. 김경호 씨는 그건 바로 탈북을 결심하는 순간이라고 소개했다.
김경호 씨는 “왜 북한을 떠날 것인가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맞닥뜨렸을 때 혼란이 왔다. 북한에서 살면서 단 한 번도 ‘왜’라는 질문을 해보지 못했는데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하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돋았다”고 했다.
김경호 씨는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일반 주민은 ‘왜’라는 질문을 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데 이는 정권이 주민들의 생각과 의식을 탄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