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北 ‘일인지하만인지상’ 자리 오른 최룡해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 최룡해가 ‘빨치산 2세대’에서 명실상부한 ‘2인자’가 됐다. 최룡해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지난 9일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으로 구성된 제13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에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최룡해가 국방위 부위원장에 오른 것은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이 맞춰진 이번 회의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유임과 함께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그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어 이번에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추대됨으로써 3대 핵심 권력기관 모두에서 김정은 다음 가는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최룡해가 보유하고 있는 공식직함도 인민군 차수,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당 중앙위 위원 등 7개에 이른다.

그가 처형된 장성택이 맡았던 국방위 부위원장 자리를 물려받았다는 점은 과거 ‘2인자’였던 장성택의 자리를 오롯이 대신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장성택이 살아 있을 때 최룡해는 ‘장성택 라인’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 다음가는 ‘항일빨치산 혈통’의 선두주자로 이미 나름의 확고한 위상을 가지고 있었다.

최룡해가 ‘일인지하만인지상’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아버지 최현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1907년 태어난 최현의 본명은 최득권이었으나 1920년대 반일운동에 참가한 이후 7년9개월간 감옥에 수감됐다가 출감하면서 개명했다. 최현은 1933년 김일성과 처음 만난 이후 자신보다 5살 어린 김일성에게 일생동안 충성을 다 받쳤다. 북한 공간물이 최현에 대해 “일편단심 당과 수령을 무장으로 받든 혁명전사”라고 칭송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최현의 부인인 김철호 역시 김일성의 부인인 김정숙과 같이 활동한 항일빨치산 여전사였다는 점은 최룡해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다. 군 관련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민군 총정치국장이라는 군부 최요직을 맡을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최룡해는 2인자 자리를 확보했지만 장성택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1인자’, ‘섭정왕’ 등으로 불리다 하루아침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성택의 몰락 과정을 지켜봤던 그가 김정은의 역린을 거스르는 일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9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재추대한다는 발표가 나자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 가장 열성적으로 박수를 쳤던 최룡해의 모습은 그의 진로를 예견할 수 있는 단상이었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