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지난 2월 남북 고위급접촉에서 상호 비방·중상 중지에 합의한 이후 자제해오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난 재개에 나섰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2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방구석 아낙네’ 등의 표현을 동원해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발언에 대해 “심히 못된 망발”이라면서 “박근혜가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아무 말이나 제멋대로 하지 말아야 하며 분별과 이성을 찾고 언사를 삼가는 버릇부터 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 위험을 경고한데 대해 “우리의 평화적 핵시설까지 어처구니없이 걸고들면서 체르노빌보다 더 큰 핵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줴친(외친)데 대해서는 만 사람이 쓴웃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폄하했다.
또 “미국의 핵전쟁 하수인인 박근혜가 상전의 흉내를 내여 ‘핵이 없는 세상’을 떠든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그것을 ‘북핵 폐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한 것은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도 판별할 줄 모르는 무지와 무식의 표현이 아니면 미국과 한통속의 추악한 정체를 드러내는 것으로 될 뿐”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특히 “설사 누가 무식한 글을 읽으라고 써줬다해도 이제는 청와대 안방에까지 들어앉았는데 방구석에서 횡설수설하던 아낙네의 근성을 버리고 할말 못할 말 정도는 가려야 한다”며 박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은 전날에도 조평통 서기국 ‘보도’에서 박 대통령을 겨냥해 “남조선 집권자가 국제무대에 나가 ‘신뢰’니 ‘평화’니 하는 면사포를 뒤집어쓰고 마치 ‘통일의 사도’인 양 가소로운 놀음을 하고 있으나 집안에서는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 전쟁을 고취하는 반공화국 소동을 험악하게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박 대통령 비난 재개에 나선 것은 박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발언들이 자신에 대한 비방·중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와 관련, “박근혜는 이번에 우리의 핵을 터무니없이 걸고들고 병진노선까지 시비질함으로써 비방·중상을 중지할 데 대한 북남 고위급접촉 합의를 그 자신이 난폭하게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