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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에 뒤통수 맞은 미국…딜레마에 빠진 ‘아시아 회귀정책’
중국 견제 ‘동북아 전략’위해
집단적 자위권까지 용인했는데…
아베 야스쿠니 참배로 타격우려

한 · 미 · 일 ‘삼각축’까지 흔들
오바마 내년 방문도 재조정 전망
미 · 일 ‘밀월관계’에 짙은 그림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강행으로 미국의 동북아전략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을 지렛대로 삼아 ‘아시아 회귀정책’를 공고히하려던 전략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본을 방패로 중국의 태평양진출을 막으려던 애초의 계획과는 달리 일본이 되려 주변국과의 갈등을 야기해 중국의 목소리만 키우는 꼴이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외교가에선 “일본이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역내 패권을 유지하는데 필수적 파트너이지만, 동시에 주변국과의 갈등을 야기하며 부담을 줄 수 있는 존재임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일본의 추가 도발이 없고, 한국 등 주변국과의 갈등을 더이상 야기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밑바닥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아베 총리의 이번 신사 참배 강행을 바라보는 속내가 복잡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은 ‘역내 대리자’로 일본의 전략적 가치와 역할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의 중심축으로 일본을 내세운 것이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을 용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다만 미국으로서는 과거사 문제를 놓고 일본이 더 이상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 것을 독려해왔다. 한ㆍ일 양국이 갈등구도를 형성할 경우 한ㆍ미ㆍ일 삼각협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기본 전략구도에 저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달 초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아베 총리를 만났을 때에도 이런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이 한국을 겨냥해 ‘과거사’와 ‘안보협력’를 분리대응하라고 주문한 것도 더 이상 ‘도발적 언동’을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미국으로서는 그야말로 ‘뒤통수’를 맞은 상황이 됐다.

한ㆍ일관계 개선은 물론 한ㆍ미ㆍ일 삼각 안보협력을 원활히 추진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과거사 이슈를 중심으로 한ㆍ중과 일본이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미국이 전략적으로 운신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미국 오바마 행정부와 일본 아베 정권이 추구하는 역내에서의 전략적 이해가 근본적으로 상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도 미국으로선 불편한 일이다. 일본은 역내에서의 안보역할 확대를 ‘보통국가화’의 관점에서 보고 있지만, 미국은 일정한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에 대해서도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도 불구, 미ㆍ일관계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불편한 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있지만 양측이 서로전략적 이해가 일치하고 협력할 영역이 크기 때문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단기적으로는 양측의 관계가 불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그러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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