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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 러 경협 국내기업 참여 허용…정부 ‘5 · 24조치’ 은근슬쩍 해제?
北에 신규투자 불가방침에 위배
대북구상 위한 불가항력 평가도




정부가 북ㆍ러 경협 사업인 ‘나진ㆍ하산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의 투자를 허용하면서, 천안함 사태 이후 취해진 5ㆍ24 조치를 은근슬쩍 해제하려고 ‘편법’을 사용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정부는 5ㆍ24 조치에 대한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지만 북한에 신규 투자를 불허한 5ㆍ24 조치를 정부 스스로 어겼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통일부는 코레일 포스코 현대상선 등 3개사 컨소시엄이 북한에 대한 직접 투자가 아닌 북ㆍ러 합작사의 러시아 측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3개사의 투자 규모는 3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북한에 대한 신규 투자는 직접이든, 간접이든 모두 5ㆍ24 조치 위반으로 취급해온 이전까지의 입장과 달라진 것이다.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 조건으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신변 안전 등을 내걸었다가 신변 안전 보장 하나로 후퇴한 것처럼 5ㆍ24 조치도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달 초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개성공단 국제화가 진전되려면 5ㆍ24 조치 등 대북 제재 조치의 해제가 필요하다”면서 5ㆍ24 조치 해제와 관련해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일견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나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등 대북 구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명박정부 시절 만들어진 5ㆍ24 조치를 어떤 식으로든 풀고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내 기업의 나진ㆍ하산 프로젝트 참여를 허용하면서 내세운 한ㆍ러 신뢰관계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정치적 명분이나 5ㆍ24 조치로 남한의 경제적 피해가 9조4000억원으로 북한의 피해 추정액인 2조4000억원보다 4배 가까이 된다는 경제적 명분도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5ㆍ24 조치로 인해 남북 교역 사업에서 4조5900억원, 개성공단 사업 3조4400억원, 금강산 관광 사업 1조2500억원, 항공기 우회 운항 1000억원 등 우리 측이 훨씬 더 큰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정부가 5ㆍ24 조치 해제에 대한 국민적 여론 수렴 없이 슬그머니 처리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한 대북전문가는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추진하려면 5ㆍ24 조치를 전면 해제하진 않더라도 이번처럼 우회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지 기반인 보수층의 눈치를 보듯 편법적으로 하는 것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여타 대북 투자기업과의 형평성 논란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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