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더 굳어진 구세대 이미지…F-15SE 날개 펼칠수 있을까
역대 공참총장 “스텔스 미흡” 강력 반대
국가신인도 타격 우려 전면검토도 부담




지난해 1월 사업설명회 이후 20개월 넘게 진통을 겪어온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이 막판까지도 지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최종 기종선정을 앞두고 역대 공군참모총장들까지 국회와 청와대, 국방부에 F-15SE 도입에 반대하는 건의문을 보내 사업이 더 꼬이게 됐다.

F-X사업 수주경쟁에 나섰던 록히드마틴(F-35A),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유로파이터), 보잉(F-15SE) 등 3사 가운데 보잉만이 총사업비 8조3000억원을 충족하는 가격을 제시해 사실상 낙점된 상태지만 차기전투기에 걸맞지 않은 구형전투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역대 총장들이 스텔스 기능을 강조하면서 F-15SE는 더욱 구세대 전투기로 낙인찍히게 됐다”고 한탄했다. 그렇다고 이미 절차에 따라 진행된 과정을 뒤집자니 국가신인도 하락은 물론,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신 전투기를 도입한다는 계획 차질과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

F-X사업이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 심의와 국회, 청와대 결제 단계만을 남겨두고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앞서 전날 이한호 예비역 대장 등 역대 공군총장 15명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국가안보를 위한 진언’이라는 제목의 건의문에서 대한민국 미래 영공을 책임질 F-X사업을 가격만으로 선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임무수행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F-15SE에 대해 “구형 전투기를 기본모델로 개조 개발할 계획으로 효용성에 많은 의문들이 제기되는 기종”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가뜩이나 실체가 없는 설계도상의 전투기로 ‘종이비행기’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을 만큼 구세대 이미지가 강한 F-15SE로서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8조3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되는 F-X사업이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은 애초 북한의 핵 시설 타격과 중국, 일본 공군력에 대응하기 위한 스텔스 성능을 우선시했다가 가격으로 중심이 옮겨간 탓이다.

이 때문에 국민여론과 정치권은 물론 군 내에서도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해서는 ▷추석 이후 방추위에서 예정대로 통과 ▷국정감사와 예결산 일정 등을 고려한 내년 3월로 연기 ▷가격 증액 및 도입대수 조정 재검토 ▷군 소요 결정부터 전면 재검토 ▷향후 스텔스 전투기 추가 도입을 비롯한 사실상의 4차 F-X사업 등 크게 5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시나리오 중 어느 하나도 가격과 성능, 전력공백 최소화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